[Editor’s Note] 은행은 앉아서 돈 더 번다…‘설익은 관치’ 국민만 피해
시장에 정부가 과도하게 끼어들면 시장은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혼란이 찾아오지요. 다락처럼 오르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이 앞다퉈 대출을 조입니다.
그러자 주담대 접수 개시 시간에 맞춰 앱을 통해 대출을 신청하는 ‘오픈 런’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출 수요자가 금융권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대출 유목민’ 신세가 되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한 은행이 대출을 죄면, 다른 은행으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1금융권을 시작으로, 보험사 등 2금융권으로 번질 조짐을 보입니다.
예금 금리는 계속 하락하는데 규제 탓에 대출금리는 홀로 뛰고 있습니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평균 예금금리(1년 만기)는 연 3.41%로 기준금리(3.5%) 밑으로 떨어졌지요.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1년 만기 은행채(AAA)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내려간 때문입니다. 대출엔 이런 시장의 흐름이 반영되지 않습니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으로 시중은행이 대출 가산금리를 20여 차례나 올렸기 때문이지요. 주담대 최고 금리가 6%선을 넘어섰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예금할 땐 이자를 쥐꼬리만큼 받고 대출받을 땐 예금 이자의 두배 가까이 은행에 줘야 합니다. 반면 은행은 ‘관치 금융’ 덕에 앉아서 예대차익을 팍팍 늘립니다. 이래저래 소비자만 피해를 봅니다.
김창규(teente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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