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겨우 남겨요”…가계 여윳돈 8분기 연속 줄었다
가계의 실질 흑자액이 역대 최장인 8개 분기째 감소하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실질 흑자액은 100만9456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감소했다. 실질 흑자액은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득’에서 실질 소비지출(의식주 비용 등)과 실질 비소비지출(이자비용·세금 등)을 모두 뺀 금액이다. 쉽게 말해 물가를 감안해 실질적으로 가계가 매달 남기는 여윳돈이다.
가계 월평균 실질 흑자액이 감소세인 건 실질 소득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실질 소비·비소비지출이 늘어서다.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고금리와 고물가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늘어난 이자비용이 흑자액을 줄였다. 이자비용은 2022년 2분기 8만6000원에서 올해 1분기 12만1000원까지 치솟았다.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2분기 외식비는 전년 동기보다 4% 늘었고, 단체여행비 지출은 15.8%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실질 소비지출 증가와 관련해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해외 소비가 증가한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의 실질 흑자액이 줄어들면서 내수 경기를 살릴 부문에 대한 민간 지출 여력이 위축되는 면이 있다”고 짚었다.
정부는 수출 호조와 설비투자 증가세 등을 근거로 경기가 회복 흐름에 접어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내수에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며 대책으로 이를 보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은 선제적 금리 인하인데 이는 무산됐고 인하는 빨라야 10월”이라며 “금리 인하의 효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시차가 있기 때문에 하반기 경제는 생각했던 것보다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중(kim.minjoong1@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