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질'이라더니…김정은 "병원은 무조건 연내 완공" 재촉 왜
2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달 31일 함경남도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 현장을 방문해 "건설에서 기본은 질이며 속도 일면에 치우쳐 질을 경시하는 요소는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 당의 지방건설정책에 저해를 주는 해독행위"라며 간부들을 향해 "뜬 구호나 외치는 유람식, 멋따기식 지도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은 "특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방의 보건실태를 개선하고 지방인민들의 생명안전과 건강증진에 크게 이바지할 시, 군 병원 건설은 제일가는 숙원사업"이라며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 현대적인 보건시설 건설을 '지방발전 20×10정책'에 추가하며 무조건 당해년도에 완공하여 각 지방 인민들에게 안겨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수해로 산업적 타격과 함께 민심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지방발전 관련 건설계획을 '위민' 차원에서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9~12월 사이 최고인민회의 및 노동당 전원회의 개최를 앞두고 성과를 최대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정은의 의지와 별개로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로 의료기기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병원을 꾸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정은이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맞춰 마무리하려던 평양종합병원도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조급증을 보이는 양상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평양과기대 외국인 교수진에 입국 비자 발급"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을 비롯한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말 평양과기대 교수진 일부에 대해 입국을 허가했다. 이는 최근 싱가포르·태국 등 재외공관장을 연이어 임명하고 있는 북한이 서방 국가 외국인에게도 제한적으로 국경을 개방한다는 의미가 된다. 교수진은 미국·유럽 등 국적의 외국인이 대부분이다.
2010년 개교한 평양과기대는 이공계 특화 사립대학으로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앞서 2020년 코로나19로 북한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평양과기대 교수들도 북한을 떠났다.
한편, 미국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이날 상업용 위성기업 '플래닛랩스'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평양 만수대의사당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오는 9일 정권수립기념일을 맞아 대규모 야외공연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내놨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주 각국 재외공관에서 준비하던 정권수립기념일 리셉션을 갑자기 취소한 것과 배치되는 것으로 수재민을 포함한 일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정권수립기념일 행사를 계기로 민심 이반을 차단하고 올해 계획된 각 분야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영교.이유정(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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