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여학생에 손가락질…경찰 '딥페이크 예방' 홍보물 논란에 회수
29일 경찰에 따르면 광주 남부경찰서는 지난 27일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홍보물을 제작해 관내 학교에 전달했다.
홍보물에는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과 발생했을 때 대처 방법이 담겼다. 경찰은 딥페이크 예방을 위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개인 사진 및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고 피해를 봤을 시 즉시 경찰 신고,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삭제를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
이 홍보물 상단에는 교복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주저앉은 여학생을 향해 여러 사람이 손가락질하는 모습의 이미지가 사용됐다. 이를 두고 포스터 속 이미지가 법무부가 내놓은 '간행물 성폭력 가이드라인'에 위배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21년 법무부 산하 디지털성범죄 등 전문위원회(위원회)는 '성폭력·성희롱 간행물 제작 가이드라인'을 통해 성범죄 원인을 피해자 잘못으로 치부하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이유로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피해자를 손가락질하는 이미지 ▶남성을 괴물 등으로 표현하고 여성은 웅크리고 있는 이미지 등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일각에서는 이 이미지에 삽입된 손모양 그림이 성별 혐오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적도 제기됐다.
남부경찰서는 문제가 된 홍보물을 삭제·회수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상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이미지들을 이용해 범죄 예방 차원에서 급히 제작·배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중요한 사안을 신속하게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성별영향평가 등 세심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며 "직원 교육을 통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빈(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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