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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받는 서민…“은행 막혔다” 불황형 대출 역대 최대

급전 내몰리는 그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강모(38)씨는 최근 자동차담보대출(차담대) 상담을 받았다. 마이너스통장에 신용카드 한도까지 거의 다 소진했는데도 생활비 부족에 시달려서다. 강씨는 “올해 초부터 갑자기 아이가 아파 예상치 못한 병원비 지출이 너무 컸다”며 “기존 대출이 많다 보니 신용점수가 떨어져 추가 대출이 어렵더라. 차를 담보로 돈을 빌려 다음 달 카드대금과 은행 이자를 일단 돌려막고 버텨보려 한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경기 침체 장기화로 살림이 팍팍해진 서민들이 금리는 높지만 문턱이 낮은 이른바 ‘불황형 대출’에 몰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여신금융협회 등에 따르면 9개 카드사의 7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전월 말(40조6059억원) 기록을 한 달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 12월 38조7613억원을 기록한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다. 신용카드만 있으면 별도 심사 없이 36개월까지 돈을 빌릴 수 있는 카드론은 돈줄이 막힌 중·저신용자가 찾는 급전 창구로 통한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6월 말 기준 1조78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1% 늘었다.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1.69%로 지난해 말(1.63%) 대비 0.06%포인트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환 능력이 떨어져 돈을 빌려 돈을 갚다 연체에 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도 6월 말 기준 7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상품은 은행 등에서 대출이 어려운 금융소비자가 별도 심사 없이 자신의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불황기 서민 대출’로 불리는 청약담보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6월 기준 청약담보대출은 3조1714억원으로 2021년 6월 말(2조2413억원)보다 41% 늘었다. 약관대출과 청약담보대출은 보통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차준홍 기자
차담대로 눈을 돌리는 금융소비자도 늘었다. 대출비교 플랫폼 핀다의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차담대 한도조회는 1484만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2만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300만~500만원 금액을 담보 없이 빌릴 수 있는 저축은행 소액신용대출 잔액도 1분기 기준 1조16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6% 증가했다. 대부분 신청 당일에 대출 승인 후 입금까지 완료돼 신용점수가 500점이 채 안 되는 저신용자의 급전 창구로 쓰이는 상품이다.

이는 길어진 고금리와 더딘 내수 회복 속에 서민 급전 수요는 늘었지만, 빌릴 곳은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에서 신규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이들의 평균 신용 점수는 957점(KCB)으로 1년 전(951.2점)보다 6점가량 올랐다. 통상 신용점수 3등급(832~890점)은 고신용자로 분류되는데, 이들조차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게 여의치 않아졌다.

문제는 불황형 대출의 문이 앞으로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약관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일부 상품 대출을 중단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KB손해보험은 상해·질병 보험대출 한도를 줄였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나서 정책서민금융 재원을 늘리고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재민(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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