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받는 서민…“은행 막혔다” 불황형 대출 역대 최대
급전 내몰리는 그들
카드론을 갚지 못해 카드사에 다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6월 말 기준 1조78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61% 늘었다.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 연체율은 1.69%로 지난해 말(1.63%) 대비 0.06%포인트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환 능력이 떨어져 돈을 빌려 돈을 갚다 연체에 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도 6월 말 기준 7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상품은 은행 등에서 대출이 어려운 금융소비자가 별도 심사 없이 자신의 보험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표적인 ‘불황기 서민 대출’로 불리는 청약담보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6월 기준 청약담보대출은 3조1714억원으로 2021년 6월 말(2조2413억원)보다 41% 늘었다. 약관대출과 청약담보대출은 보통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길어진 고금리와 더딘 내수 회복 속에 서민 급전 수요는 늘었지만, 빌릴 곳은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에서 신규로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한 이들의 평균 신용 점수는 957점(KCB)으로 1년 전(951.2점)보다 6점가량 올랐다. 통상 신용점수 3등급(832~890점)은 고신용자로 분류되는데, 이들조차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게 여의치 않아졌다.
문제는 불황형 대출의 문이 앞으로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사들은 약관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대출 한도를 축소하거나 일부 상품 대출을 중단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들어갔다. KB손해보험은 상해·질병 보험대출 한도를 줄였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으로는 정부가 나서 정책서민금융 재원을 늘리고 서민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재민(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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