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지 바꿔치기까지…'아리셀 참사' 막을 기회 3번 있었다
28일 손철 수원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박순관(64) 아리셀·에스코넥 대표이사,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박중언(35) 아리셀 본부장, 박모(48) 안전보건관리 담당자, 파견법 위반 혐의로 메이셀 경영책임자 정모(41)씨 등 총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했다.
①국방기술품질원, 아리셀에 ‘전지 바꿔치기’ 시정 요구
하지만 아리셀은 전지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기존 생산 방식을 고수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확인됐다. 게다가 4월 말 납품 분(BA-6853AK의 단위 전지 BA-6001AK 8만3733개)에 더해 6월 말 납품 물량(6만9280개)까지 15만3000여개 납품 기일을 맞추고자 발열 등 하자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일일 5000개 생산 목표를 설정했다. 경찰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수검용 전지를 별도 제작하고 조작된 데이터를 활용해 지난 2월까지 27개월간 총 47억원 상당의 불량 전지를 군납한 것으로 보고 업무방해 혐의로 계속 수사 중이다.
②“막혀 있던 비상구…설계부터 동선 고려 안 했다”
경찰은 “시험 평가실과 붙어있는 연구소 사무실 출입엔 정규직 직원만 소지한 ID카드(지문)를 이용해야 하고 총 3개의 출입문을 통과해야 비로소 비상구에 도달할 수 있어 사실상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들은 자체적으로 탈출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고도 짚었다.
③“불난 걸 보고도 대피하란 얘기 안 해”
사망자 중 피의자로 입건된 사람이 있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생산 책임 B씨는 박중언 본부장 등과 함께 구속영장청구서에 업무상과실치사상 피의자로 적시됐다. 위험물질을 성분으로 하는 리튬전지 생산과정을 총괄하는 사람으로 발열 전지 불순물 제거에 6개월 예상되는데도 박중언 본부장 지시를 받아 발열전지 트레이 39개(2496개)를 정상 전지 트레이와 함께 3동 2층(화재 장소)으로 옮기도록 지시한 인물이라는 내용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공장 전체 책임자(박 본부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범죄사실에 지시, 이행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수사 도중 피의자로 입건했으나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이 없다”며 “전지 발열 현상을 알고도 양산을 지시하고 품질 검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 사건의 실체적 진실 파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성배(son.su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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