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조각된 'TK통합' 청사진…두 지자체 감정싸움으로 번져
대구시, 시한 하루 앞두고 무산 선언
대구시와 경북도는 그간 핵심 쟁점 사항의 상당 부분에서 접점을 찾았지만, 막판까지 청사와 시·군 권한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좁히지 못했다. 두 지자체는 시·도 청사를 통합 후 어디에 둬야 할 지에 대해 끝까지 각자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기초지자체 권한도 대구시는 시·군 사무 권한을 대구경북특별시로 조정하는 방안을, 경북도는 시·군에 더 많은 권한을 줘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이철우 “통합 논의 중단해선 안 돼”
이어 “도의회가 이견이 없을 때 재론할 수 있지만, 우리에겐 기다려줄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졸속 추진 운운하지만, TK 통합은 지난 3년 동안 논의됐던 것이다. TK 통합 지방행정 개혁 논의가 이렇게 무산된 것에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에게 TK 행정통합 타결을 위해 정부가 행정체계 중재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TK 통합은 최초로 가는 길인 만큼 정부가 양측이 제안한 제도를 분석해 새로운 행정체계를 중재안으로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끝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한 행정통합 논의가 두 지자체 간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대구시는 28일 “어제(27일) 경북도의회 본회의 도정질의에서 행정통합을 비판했으며, 특히 의장은 대구시장에 대해 도를 넘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했다”며 “경북도의회 의장은 막말을 사과하고 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이런 조치가 있으면 통합 논의를 재개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성만 경북도의회 의장은 전날 경북도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무릇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바윗덩어리보다 무거워야 하는데, 대구시장은 말 한마디가 깃털처럼 가볍고, 권력의 쓰임새는 바윗덩어리처럼 쓰려고 한다”고 홍 시장을 비판했다.
대구시가 박 의장에게 사퇴를 요구하자 경북도의회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대구시장이 물러난다면 의장이 의장직을 걸겠다”고 재차 맞받았다.
“시·도민 우롱하고 갈등 야기” 비판도
대구참여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행정통합 추진 여부도, 내용도, 절차도, 완결 시점도 모두 시·도민의 의견 수렴 없이 두 단체장 맘대로 결정, 추진됐다. 특히 홍 시장은 28일까지라는 합의 시한도 자기 맘대로 정해 놓고 지켜지지 않으니 상대를 탓하며 일방적으로 무산을 선언했다”며 “시·도민을 우민으로 여기는 제왕적 사고가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페이스북을 통한 TK 통합 무산 선언에 대해 “시·도민을 우롱하고 갈등을 야기했으며 행정력을 낭비한 책임자가 마지막까지 시·도민에게 무례한 것”이라며 “모든 지방이 강력한 지방분권, 지방자주권을 확보하고 그 토대 위에서 자치역량으로 경쟁하며 함께 발전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정석(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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