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광장] 웃으며 삽시다
‘일소일소(一笑一少)’,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진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한 여성을 알기 전까지는 이 말에 의문을 갖고 있었다.체육관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아무 때나 웃는 모습에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오해였다. 알고 보니 그녀는 미국에 이민 와 60대 초반까지 LA 다운타운의 봉제 공장에서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이른 아침 출근길 횡단 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녀는 정신을 잃었고 가해 차량은 도주해 버렸다. 입원 기간이 3개월이 넘을 정도로 중상이었다. 나중에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중풍까지 와 한쪽 다리를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퇴원 날, 한인 의사가 “가장 좋은 약은 마음의 즐거움에 있다. 억지로라도 웃으며 살아 보라”고 권유하더란다. 그녀는 “오늘부터 웃으며 즐겁게 살아야지” 굳게 다짐하고 웃으며 생활했더니 통증이 사라지기 시작했고 건강도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건강을 되찾아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이 생활한다. 그녀는 웃음에 병을 고치는 치료제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본인에게는 웃음이 가장 좋은 처방약이었다고 강조한다.
노만 카슨스는 UCLA에서 웃음과 건강과의 관계를 연구한 학자다. 그는 “웃음은 방탄조끼다. 어떤 병균도 웃는 사람에게는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할 정도다. 웃음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 긴장을 풀어 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고 한다. 또 혈액 순환과 근육 이완, 소화 촉진에도 도움이 된다니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임이 틀림없다.
박장대소를 하면 엔도르핀을 포함해 여러 가지 쾌감을 주는 호르몬이 생성된다고 한다. 또 1분 동안 웃으면 10분의 조깅 효과를 얻을 수 있단다. 웃는 사람에게는 백약이 필요 없는 셈이다.
하지만 억지로라도 웃어야 하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억지라도 활기차게 온몸으로 웃는다면 웃음의 효과는 동일하다고 한다. 웃을 일이 없어도 웃으면 웃을 일이 저절로 생긴다고 하니 억지로라도 웃어야 할 것 같다.
심리 전문가들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의 80%는 일어나지도 않을 일이고, 12%는 나와 상관없는 것이고, 8%만 걱정할 만한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또 갈까 말까 하는 길은 가지 말고, 먹을까 말까 하는 음식은 먹지 말고, 만날까 말까 하는 사람은 만나지 말고, 참을까 말까 할 때는 참으라고 한다.
이런 우스갯소리를 읽은 적이 있다. 장례를 치르고 무덤에 가보면 껄껄 하는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웃는 소리가 아니라 ‘좀 더 사랑할 껄, 좀 더 즐길 껄, 좀 더 베풀며 살 껄’ 하는 후회의 ‘껄껄껄’ 소리라는 것이다. 죽어서 ‘껄껄껄’ 웃지 말고 살아서 ‘하하, 허허, 호호’ 웃으며 삽시다. 행복한 사람이 웃는 게 아니라 웃는 사람이 행복해진다고 한다.
이진용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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