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다 동남아 가더라"…사라진 3000억, 국내 관광지 비명 터졌다
7월 전국 관광 지출 1년 전보다 3000억원 줄어
전국 관광 수요가 줄어든 주요 배경으로는 국내보다 해외여행 선호가 높아진 점이 꼽힌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여행객 수는 767만6568명으로 1년 전(638만3081명)보다 20.3% 증가했다. 반면 국내선 여행객 수는 257만405명으로 1년 전(259만4570명)보다 0.9% 줄었다. 당초 업계에선 올해 들어 엔데믹으로 인한 보복 여행 수요가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해외여행 선호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고물가에 여행 포기하고 폭염으로 늦추기도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중산층 이하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 압박을 직격으로 받는다. 특히 여행 같은 건 선택적 지출이기 때문에 여행을 포기하거나, 여행을 가더라도 지출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0. 2%포인트 증가한 2.6%, 생활물가는 이보다 높은 3%를 기록했다. 서민들의 지갑 사정이 팍팍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폭염으로 인해 '휴포자(휴가포기자)'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고 풀이된다. 지난달 열대야 수는 8.8일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평년(2.8일)보다 약 3배가량 많았다. 아내와 7말8초 강원도로 2박 3일 여행을 계획했던 박모(32)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 나가 놀지도 못할 정도라고 판단해 휴가를 접었다”라며 “9월 추석 즈음에 연차를 내고 늦은 휴가를 다녀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 특수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내수 침체 장기화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2로 1년 전보다 2.9% 감소하면서 2009년 1분기(-4.5%) 이후 15년 만에 최대로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2022년 2분기 이후 9분기 연속 감소세로, 역대 최장 기간 감소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5%로 낮춘 핵심 이유로 '내수 부진'을 꼽았다.
이에 정부·여당은 내수 진작을 위해 76주년을 맞는 10월 1일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임시공휴일 지정이 결정되면 9월 28일(토)부터 10월 6일(일) 사이에 평일이 사흘(9월 30일, 10월 2일, 10월 4일) 낀 총 9일짜리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게 된다.
이우림(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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