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반도체 허브' 꿈꾸는 체코, 대만과 밀착...한국과도 협력할까
체코+대만, 4년째 반도체 밀착
하루아침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20년 체코 상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대만 의회에서 중국어로 “나는 대만인입니다”라고 발언하며 양국의 파격적 우호 관계는 시작됐다.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했지만, 유럽에서 실리콘 동맹을 확보하려는 대만과 반도체 산업을 키우려는 체코의 필요가 맞아떨어졌다. 이후 대만 장관급 수십 명과 체코 상하원 의장이 양국을 찾는 등 밀월 속에 반도체 협력을 구체화했다.
지난 21일 TSMC는 독일 드레스덴에 첫 번째 유럽 내 반도체 생산기지를 짓는 준공식을 가졌는데, 대만 경제부는 드레스덴과 인접한 체코에 대만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을 입주시키기로 했다. 대만 소부장 기업의 해외 진출을 정부가 지원하면서, 그 1차 핵심 거점으로 체코를 점찍은 것이다. TSMC는 드레스덴에 필요한 반도체 인력을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한 체코에서도 수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보단 우리’ 대안 자처하는 유럽
유럽도 미국처럼 자국 내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려 한다. 유럽은 보조금 규모(미국 527억 달러, 유럽 430억 달러)로는 미국을 따라갈 수 없고, 엔비디아·구글·애플 같은 첨단 칩 고객사들도 죄다 미국에 있다. 그러나 유럽은 NXP(네덜란드)나 보쉬(독일) 같은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를 보유한 강점을 십분 활용하려 한다.
또한 TSMC의 미국 애리조나 팹 건설 지연 등에서 보듯 미국 내 높은 인건비가 문제되자 유럽은 이 부분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지난주 독일 드레스덴 시장은 대만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제조업 경험이 많아 애리조나와 같지는 않을 것이다”라며 “노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보단 우리’ 부상하는 체코
체코는 첨단 제조 기술은 약하지만 전자현미경 등 일부 장비와 RISC-V(오픈소스 반도체 아키텍처) 같은 설계 분야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용석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체코는 유럽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에 우수한 제조 인력을 갖췄다”라며 “한국 반도체 기업과의 패키징 분야 협력을 제안해 볼 만하다”라고 말했다.
심서현(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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