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무는 '글로벌 긴축시대'…한은은 가계부채에 '금리 딜레마'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이제는 정책을 조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선언했다. 잭슨홀 미팅은 미 와이오밍주의 잭슨홀에서 열리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으로, 매년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석학들이 모여 통화정책 향방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시장은 Fed의 9월 기준금리(현 5.25~5.50%) 인하 가능성이 가시화됐다고 풀이하고 있다. 지난해 7월 Fed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이후 1년 2개월 만에 인하로 방향이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잭슨홀 미팅에 참석한 유럽중앙은행(ECB) 인사들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메시지를 던졌다. 올리 렌 핀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은 둔화 추세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 제조업 부문 성장 전망이 둔화하고 있어 9월 추가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도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지표를 보면 9월 인하 결정은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ECB는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4.50→4.25%)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금리 인하를 단행한 바 있다.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도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물가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위험은 1년 전과 비교해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달 초 금리를 내렸던(5.25%→5.0%) BOE가 오는 11월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주요국 총재들의 발언이 전해진 뒤 23일 글로벌 주가지수는 상승세를 탔다.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1.15% 올라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과 나스닥은 각각 1.14%‧1.47% 올랐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0.5% 오르면서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선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파월이 쏘아올린 '피벗의 시간'…시선은 ‘인하 폭’으로
다음 달 6일 발표될 8월 고용보고서가 인하 폭을 결정할 핵심 지표로 꼽힌다. 글로벌 금융그룹 ING는 “8월 비농업 취업자 수가 10만명보다 적게 증가하고, 실업률이 4.5%까지 오른다면 ‘빅 컷’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앞서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는 실업률이 4.3%라고 발표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이때 비농업 신규 취업자 수도 전월보다 11만4000명 늘어 예상치(17만5000명)를 크게 하회했다.
한은은 언제…가계부채‧집값에 깊어지는 고민
외환시장 변동성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1330원대로 높아지긴 했지만(환율은 하락),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22년 초 1190원대를 나타내던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그해 7월 한‧미 금리 역전이 생겨난 뒤 하반기엔 1400원대까지 하향세를 그렸다.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은 금리 역전은 자본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등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
오효정(oh.hyojeong@joongang.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