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밤 12시 불 안 꺼진 학원…심야교습 적발 3년만에 4배
" 여름휴가 때문에 학원에 결석했다면서 너도나도 보강을 요구합니다. 학생들이 다른 학원도 다니니까 도저히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죠.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수학학원 강사는 이번 여름방학에만 6번이나 자정에 가까운 시간까지 보강 수업을 했다. 학부모들의 요구 때문이다. 그는 “밤 10시에 수업을 마치고 1~2시간씩 더 가르쳤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도 심야 교습은 요즘 흔한 일이 됐다고 한다. 대치동의 한 사회 강사는 “목표 점수를 넘을 때까지 계속 시험을 치는 학원에 학생들이 많이 다닌다”며 “형태는 자습이지만, 강사가 새벽 2시까지 같이 남아서 봐준다”고 했다.
심야 교습 적발, 3년 만에 서울 3.6배, 경기 4배
학원 심야 교습이 금지된 건 2008년부터다. 사교육비 경감과 학생의 수면권 보장을 위해서다. 서울이 관련 조례를 처음 제정했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 퍼졌다. 서울·경기 지역은 학원과 교습소가 밤 10시까지 수업할 수 있다. 인천은 초·중·고 교습 시간에 차등(밤 9시~11시)을 뒀다.
보강 원하는 학부모, 입소문 노리는 학원들
사교육 수요 안 꺾여…“새벽까지 수업→보강→스카”
사교육 시간이 증가할수록 학생들의 수면권은 침해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청소년의 평균 주중 수면시간은 2020년보다 8분 짧아진 8시간 12분이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학생들이 10시까지 학원 수업을 듣고, 12시까지 보강에 이어 새벽 1~2시까지 스카(스터디카페)에 있다”며“사교육 과열은 아동·청소년의 건강권과 여가권에 직결된 문제”라고 말했다.
서지원(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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