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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달 금리 빅컷 가능성 29→38% 높아졌는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대다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최근 고용지표도 예상 밖 약세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하 폭을 키우는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Fed는 이날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다수(vast majority) 위원들은 다음(9월 17∼18일)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Fed가 지난달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5.25~5%)했지만, 다음 달 금리 인하를 사실상 못 박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부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몇몇(several) 위원들은 최근 물가와 실업률 상승세가 이번(7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근영 디자이너
특히 지난달 의사록에는 미국 고용 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의사록은 “다수(majority) 참석자들은 Fed의 고용 목표 관련 위험이 증가했다고 언급했으며, 많은 참석자는 물가 상승률 관련 위험은 감소했다고 말했다”면서 “많은(many) 위원이 고용지표가 과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의사록에 담긴 Fed 위원의 우려처럼, 최근 미국의 고용 지표는 급속히 악화하는 추세다. 21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2개월간 비농업 분야 일자리 증가 폭을 기존 발표치(290만 명)에서 81만8000명 낮춘 208만2000명으로 수정했다. 미국은 매달 첫째 주 금요일에 한 달 신규 일자리 변화 폭을 속보치로 발표한다. 이후 이를 점검해 수정치를 내놓는다. 이날 발표한 수정치에서 일자리 증가 폭이 줄어든 규모는 12개월 합산 기준으로 15년 만에 최대다.

김경진 기자
최근 발표한 지난달 미국 실업률(4.3%)도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했던 2021년 10월(4.6%) 이후 2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탄탄한 줄 알았던 미국 고용 시장이 예상보다 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Fed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놓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놓친 것이 맞는다면 향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시장의 예상보다 인하 폭을 더 키우는 ‘빅컷’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었다. 실제 2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일자리 증가 폭 수정치 발표 이후 다음 달 빅컷 가능성은 29→38%로 상승했다.

차준홍 기자
빅컷 가능성에 달러값도 한풀 꺾였다. 21일(현지시간) 미국 ICE 선물거래소가 발표한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4% 하락한 101.04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27일(100.99) 이후 가장 낮다. 달러인덱스는 유로화·엔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지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빅컷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발표한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1% 늘면서 1년 반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며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고용 지표만으로 Fed가 빅컷을 단행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결국 8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나와야 Fed의 기준금리 인하 강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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