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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배드민턴협회 조사 불응…장미란 차관과는 비공개 면담

안세영이 자신의 발언 파문에 대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진상조사위원회 대신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 무게를 싣기로 했다. 파리=김성룡 기자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삼성생명)이 자신의 작심 발언과 관련해 대한배드민턴협회(이하 협회)가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응하지 않을 모양새다.

협회 관계자는 20일 “안세영에게 조사 참여를 권유하며 20일과 22일 등 몇몇 날짜를 제안했지만 선수측에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안세영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직후 대표팀 운영 및 선수 보호 시스템과 관련한 문제점을 제기하자 협회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16일 1차 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김학균 배드민턴대표팀 감독과 이경원, 성지현 코치가 출석해 대표팀 운영 시스템에 대해 진술했다.

첫 회의에 안세영이 불참한 것에 대해 협회는 “이의제기를 한 선수(안세영)를 추후 직접 불러 의견을 청취한 뒤 제도 개선 필요성 및 범위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선수측이 조사에 불응하며 향후 일정이 난항을 겪게 됐다.

지난 16일 진행한 배드민턴협회 진상조사위원회 1차 회의에서 김학균 배드민턴대표팀 감독(맨 위)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와 관련해 선수측 관계자는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협회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과정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상황에서 위원회 활동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에 대해 선수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조사위 첫 회의가 열린 지난 16일 “배드민턴협회 정관에 따르면 각종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이 필요한 경우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 과정을 무시하고 협회장 직권으로 이사회를 구성한 건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협회측은 ‘내용이 경미하거나 또는 긴급할 때는 이를 집행하고 차기 이사회에 이를 보고해 승인 받는다’는 예외규정을 적용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체부는 “지난 7일 김택규 협회장이 귀국한 이후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뒤늦게 조사위를 구성하면서 긴급사안에 대해 적용하는 ‘예외 규정’을 들먹인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협회 관계자 2명과 외부 인사 3명 등 총 5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안세영의 발언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뉴스1
선수측은 조사위원회 구성원에 대해서도 신뢰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안세영측 인사는 “조사위원 중 인권위원장과 행정감사는 누가 봐도 협회측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여한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회의 분위기를 주도할 경우 협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흐를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협회는 “결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변호사 2명과 교수는 협회 관련 사업에 참여한 이력이 전무한 인사들로 위촉했다”고 해명했다.

안세영은 협회 진상조사위원회 대신 문체부가 진행 중인 별도의 진상 조사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지난 19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의 부름에 응해 비공식 면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관계자는 “장 차관과 안세영이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눈 게 맞다”고 인정하면서 “역경을 딛고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공통분모를 바탕으로 두 체육인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최근 논란이 된 대표팀 운영 시스템을 포함해 올림픽 준비 과정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이야기가 오고 갔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 19일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과 따로 만나 대표팀 관련 논란과 자신의 심경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송지훈(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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