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목숨거는 스펙, 기업은 "쓸모 없다"…이런 미스매치 해법 [채용시장 바꾸는 AI]
10개 중 7개 스펙서 취준생·기업 인식차 ‘2배 이상’
19일 교육의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펙과 연관된 항목 중 채용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취준생이 기업보다 2배 이상 중시한 항목이 10개 중 7개에 달했다.
취준생과 기업의 시각차가 가장 큰 항목으로는 수상 이력(2.6배)과 대내외 활동(2.5배)이 꼽혔다. 이어 학점과 인턴 경험에서도 2.3배의 격차를 보였다. 최성욱 서강대 취업지원팀장은 “지원자들은 스펙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여겨, 숫자와 빈도로 보여줄 수 있는 정량 스펙을 쌓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취준생 “스펙은 고고익선이자 다다익선”
취준생 응답자 92%가 ‘영어 성적이 취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겼다. 자격증(94%)과 인턴(96%), 수상 이력(78%)과 대내외활동(76%)도 취업에 중요한 요소로 봤다. 취업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바꾸기 어려운 출신대학(84%)과 학점(78%)에도 신경을 썼다.
이는 스펙이 곧 경쟁력이라는 취준생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한모(24·여)씨는 “공모전 수상 2회, 인턴 1회, 대내외활동 경험이 있지만,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하다 보면 ‘나 정도면 됐다’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모(30·남)씨는 “제약회사가 목표인데 학점(4.5 만점에 3.0)이 낮다. 토익이라도 900점을 넘기려고 매일 2시간씩 공부한다”고 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취업준비생 이모(29·남)씨는 공기업과 은행권 취업에 2년째 도전하면서 ‘스펙 수집가’가 됐다. 영어(토익·오픽)와 제2외국어(HSK) 성적은 기본이고, 한국사와 한국어능력시험 급수도 따뒀다. 그는 “교재비와 시험 응시료 등으로 매달 20~30만원을 쓰고 있는데, 취업의 벽이 여전히 높게만 느껴진다”고 말했다.
“무관한 스펙 안 중요…일 잘할 사람 뽑고파”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이명지 브랜드커뮤니케이션 팀장은 “요즘은 신입사원을 뽑아 잘 키우자는 개념보다는 즉각적으로 투입할 인력을 뽑으려는 기업들이 많아 (지원자의) 직무 능력을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의 인력 수요가 변하는 속도를 채용 프로세스가 따라가지 못해 취준생들과 스펙 미스매치가 생긴다”고 봤다.
“AI 활용 늘어나면 채용 시스템 바뀔 것”
전선희 교육의봄 연구팀장은 “(AI 활용 등) 달라진 채용으로 뽑힌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들의 직무 적합도가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날수록 채용 시스템은 더 빨리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원(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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