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빚투·영끌…가계빚 1900조 육박, 역대 최대 찍었다
20일 한국은행은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이 189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1분기보다 13조8000억원 늘면서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4분기(1885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사(공적 금융기관과 대부업체 포함)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한 ‘포괄적 가계 부채’를 의미한다.
가계 빚이 늘어난 데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가계신용 가운데 카드대금(판매신용)을 제외한 2분기 가계대출 잔액은 1780조원으로 석 달 전보다 13조5000억원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같은 기간 16조원 급증한 1092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 증가 폭(12조4000억원)보다 커졌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687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조5000억원 줄었다. 11분기 연속 내리막이다. 다만 상여금 등 여유자금으로 신용대출을 상환했던 전 분기 감소 폭(-13조2000억원)의 5분 1수준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하고있지만,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에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 올 상반기 가계신용 증가율은 0.6%로 관리 범위 이내란 것이다. 2020년과 2021년엔 가계부채가 분기 평균 30조원 넘게 늘면서 증가 속도가 빨랐다. 김 팀장은 “2분기 가계대출 증가 폭은 과거와 비교해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면서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가계부채가 확대되는 움직임은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한은이 22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13회 연속 동결한 뒤 가계부채 관리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가능성도 커졌다. 기준금리를 섣불리 내리면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심리가 살아나 가계부채를 늘리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지난달 이창용 한은 총재는 “한은이 금리 인하의 시점에 대한 잘못된 시그널로 기대를 크게 해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매파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곽재민(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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