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이 돈도 잘 번다…ESG 우등생 '공시 감별법'
수백쪽 ESG 공시 ‘핵심 포인트’
ESG 우량칩 9년 수익률 코스피보다 11%P 앞서
기업은 당장 공시 부담을 호소한다. ESG뿐 아니라 지배구조·밸류업 등 새롭게 등장한 공시가 계속 늘어서다. 반대로 투자자 입장에선 이득이다. 기업이 외부에 알려야 할 게 많아진다는 건 투자자가 참고할 정보가 늘어난다는 걸 의미한다.
ESG 등급은 AA(탁월)·A(매우 우수)·BB(우수)·B(양호)·C(보통)·D(취약)·E(매우 취약) 등 총 7가지로 나뉜다. 지난해에는 총 1270곳의 상장·비상장 기업이 서스틴베스트로부터 ESG 평가를 받았고, 이 중 416곳(32.8%)이 AA·A 등급을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한국ESG기준원·한국ESG연구소와 함께 국내 3대 ESG 평가기관으로 꼽힌다.
기업이 평가받는 ESG 세부 항목은 총 111개(환경 36개, 사회 34개, 지배구조 41개)에 달한다. 또 개별 업종과 영위 사업에 따라 더 중요하게 평가받는 항목도 다르다. 예를 들어 자동차·자본재·에너지·소재 등 전통적인 굴뚝산업은 환경 분야 평가 가중치가 25%에 달하지만 탄소 배출량이 적은 미디어·엔터테인먼트·은행 등은 10%에 불과하다.
사회 분야에선 상생 취지에서 협력사 대상 사회적 기준 수립 여부, 노사 문화 우수 기업, 평균 근속연수, 고객 정보보호 전담 조직 구축, 여성 직원 수 비율 등이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꼽힌다. 잦은 노사 분규가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큰 자동차·자동차부품, 항공·운송 업종 등은 원만한 노사 관계를 유지하느냐에 높은 가중치를 둔다.
지배구조 측면에선 매출액 대비 특수관계인 매출액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다. 본래 실력보다는 관계사 등 특수관계인에 밀어내기식으로 얻은 매출이 많을수록 지배구조가 취약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사 보수 변동의 적정성, 과소배당 여부, 주주총회 공시 시기, 이사회의 사외이사 구성 현황 등도 중요한 평가 항목이다.
ESG 등급·가중치가 핵심…‘착한 척’ 그린워싱 주의를
참치로 유명한 동원수산(E)은 온실가스 관리는 물론 사회공헌 활동과 윤리 경영 등에서 저조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카시트 제조업체 SG글로벌(E)은 온실가스 관리 능력이 미흡하고 근로자 안전과 보건, 관계사 거래와 윤리경영 등에서도 미흡해 최하 등급을 받았다. 이 밖에 티웨이항공 지주사인 티웨이홀딩스(D), 카지노·레저업체 파라다이스(D), 키움증권의 최대주주 다우기술(D) 등도 ESG 등급이 미흡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개인도 ESG 우수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기업들이 본업에서의 사업 성과도 높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2017년부터 5년간 글로벌 주요 기업의 매출 성장률을 조사한 결과, ESG 경영 우수 기업은 연평균 6.4%를 기록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1.7%포인트 더 높았다.
전문가들 “ESG는 대세” 올 최대 변수 ‘미국 대선’
앞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가 의무화하면 액티브(Active)형 ESG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도 활성화할 전망이다. 손서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저탄소 구조 전환을 위한 투자 비율이 높은 종목(기업)을 선택하거나 이에 따라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액티브형 ESG ETF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ESG 투자에서도 올해 눈여겨볼 사건은 미국 대선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반(反)ESG 성향을 드러낸다. 백영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는 화석연료 사용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그가 대통령에 당선하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증가할 수 있고 반ESG 법안 증가로 ESG 투자에 역풍이 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도년(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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