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립대병원 16곳, 올 1.4조 빚냈다…전공의 이탈 여파
15일 교육부가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립대병원 현황 자료(2020년~2024년 상반기)에 따르면, 16개 국립대병원의 올해 상반기 차입금은 1조392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연간 차입금의 규모가 1조3000억원 안팎이었던 것에 비해 두배 수준으로 는 셈이다. 국립대병원의 차입금은 2020년 1조1929억원, 2021년 1조3944억원, 2022년 1조3159억원, 지난해 1조3158억원이었다. 16개 국립대병원은 강원·경북·칠곡경북·경상국립·창원경상국립·부산·양산부산·서울·분당서울·전남·화순전남·전북·제주·충남·세종충남·충북대병원이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증원 갈등으로 촉발된 전공의 공백 장기화로 국립대병원의 경영난이 더 악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6개 국립대병원이 보유한 현금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0년 7696억원에서 지난해 5490억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4309억원까지 감소했다. 특히 경상국립대(5억3700만원), 분당서울대병원(9억3100만원) 등은 보유한 현금이 10억원 이하로 가장 적었다.
올 상반기 의료수익은 3조1979억원으로 지난해 수익(7조4439억원)의 절반에 못 미쳤다. 서울대병원은 2020년 1조1248억원이던 의료 수익이 지난해 1조4036억원으로 늘었지만, 올 상반기엔 5869억원(7월 1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분당서울대병원도 상반기 의료 수익이 4318억원으로 전년도(1조333억원)의 반이 안 된다.
강원대병원은 의료수익이 2020년 1489억원에서 지난해 1803억원까지 늘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815억원(7월1일 기준)이었다. 지난해 3628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던 충북대병원은 올해 상반기엔 1280억원이었다.
“의료 공백으로 환자 줄면서 경영 악화”
한 국립대병원 교수는 “우리 병원은 개원 이래로 흑자인 적이 없었지만, 의료 수요에 따라 꾸준히 병동을 확장하고 이를 의료 수익으로 메우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다”며 “환자가 줄어들면 손실이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를 대신하는 교수들의 추가 당직비 등 인건비 부담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랜 비상사태에 지친 교수들이 병가·휴직을 택하고 이로 인해 폐쇄하는 병동이 늘어나면 손실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학병원의 경영 악화는 대학 교육에 악순환을 불러온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역 사립대의 기획처장은 “의대의 경우 부속병원으로부터 받아왔던 수억 원 규모의 전입금이 올해 들어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정복 의원은 “국립대병원의 재정 위기는 의대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민지.남수현(choi.minji3)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