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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주민 주머니 털어간 '비싼 기름값' 진짜 이유 밝혀졌다

송유관 용량 부족으로 주민 1인당 연 500달러 추가 부담
8년간 전국 평균보다 리터당 35센트 비싸… 인프라 개선 시급

밴쿠버 중앙일보

밴쿠버 중앙일보

 BC주 주민들이 주유소에서 기름값을 보고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2015년부터 BC주의 기름값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는데, 2023년에는 다른 지역보다 리터당 20~35센트나 더 비쌌다.
 
CD 호우 연구소가 이번 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랜스 마운틴 송유관의 '보이지 않는 병목현상'이 BC주의 고유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프레이저 연구소의 켄트 펠로우스 연구원은 BC주의 고유가 원인에 대해 새로운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BC주 정부가 시장 지배력 남용을 문제로 지적했지만, 실제로는 송유관 인프라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펠로우스 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캐나다 에너지 위원회의 규정 변경 이후 원유 수송량은 증가한 반면 정제유 수송량은 크게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정제유 일일 수송량이 1만 입방미터에서 5천 입방미터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BC주 로워메인랜드의 주유 도매업자들은 다른 운송 방법을 찾아야 했고, 송유관보다 비싼 철도 운송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병목현상'은 BC주 경제에 연간 15억 달러의 비용을 발생시켰으며, BC주민 1인당 연간 500달러, 가구당 1,200달러의 추가 부담으로 이어졌다.
 
펠로우스 연구원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높은 기름값은 소비자들에게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지난 5월 트랜스 마운틴 확장 공사가 완료되어 송유관 용량이 늘어나면서 BC주민들은 앞으로 기름값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보이지 않는' 인프라 병목현상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 경제 전반에 걸쳐 다른 인프라 병목현상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엔브리지의 라인 5 송유관 폐쇄 문제는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 송유관이 폐쇄될 경우 온타리오주와 퀘벡주, 그리고 미국 북부 여러 주에서 하루 5천만 리터의 천연가스가 부족해질 수 있다.
 
또한 캐나다의 기후 정책이 전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존 송배전망의 대폭 확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현재의 도로와 철도 시스템 제한으로 인해 국내외 무역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캐나다에는 아직 국가 차원의 교통 전략이 부재한 상황이다.
 
인프라 구축 비용 문제도 심각하다. 트랜스 마운틴 확장 공사의 경우 처음 제안됐을 때 예상 비용이 50억 달러였지만, 최종 비용은 300억 달러를 넘어섰다. 펠로우스 연구원은 "송유관 인프라 부족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며 "캐나다는 국가 차원에서 이 문제를 더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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