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복판 뒤흔든 지진…빅원 공포 커진다
도심서 발생해 불안감 더욱 커
주민들, 두렵던 순간 SNS 공유
한달 사이 규모 4.0 이상 3차례
“30년 안에 6.7이상 확률 99%”
12일 오후 12시20분 LA한인타운, 패서디나, 어바인 등 남가주 전역은 쿵 소리와 함께 주택 및 빌딩이 3초 이상 흔들렸다. 이날 지진은 규모 4.4로 강진은 아니었지만, LA와 패서디나 사이 도심 한가운데서 발생해 흔들림이 컸다.
한인 등 주민들은 지진 발생 직후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등에 지진 소식을 전하며 놀랐던 순간을 공유했다.
직장인 로라 오씨는 “LA한인타운 오피스빌딩 18층에 있었는데 건물이 엄청 흔들렸다. 도로가 주차된 차들은 경적이 계속 울렸고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패서디나 아파트에서 재택 중이었다는 존 김씨는 “이곳에 산 지 5년이 넘었지만 이렇게 강한 지진은 처음이었다”며 “5~10초 정도 흔들린 것 같다.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지만 무서워서 집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어바인 한 병원 간호사인 오예린씨는 “지진이 어바인까지 느껴져 놀랐다”고 전했다.
연방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발생 직후 규모 4.6으로 알려졌다가, 곧 규모 4.4로 수정됐다. 지진이 발생한 지표면인 진앙은 LA다운타운과 알함브라 가운데 지점인 하일랜드 파크 헌팅턴 드라이브와 이스턴 애비뉴 인근 주택가다. 진원은 진앙에서 약 7마일 지하로 기록됐다. 지난 6월 2일 같은 지역에서 규모 3.4 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USGS 지질학자 루시 존스 박사는 이번 지진이 1987년 10월 발생한 규모 6.1 위티어내로 지진을 유발했던 위티어 단층(Whittier Fault)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층은 캘리포니아주를 가로지르는 샌안드레아스단층 앞부분에 위치한다. 당시 지진으로 건물 외벽과 지붕이 무너지고, 도로가 갈라지는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남가주 일대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세 차례나 발생하면서 빅원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베이커스필드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18.5마일 떨어진 5번 프리웨이 서쪽 지역에서 규모 5.2 지진이 발생했었다. 이날 지진은 89마일 떨어진 LA도심과 샌디에이고 등 남가주 전역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특히 이날 지진 발생 후 규모 4.6등 여진이 31회 이상 계속됐다. 지난 7월 29일 바스토우 북동쪽 13마일 지점에서도 규모 4.9 지진이 발생했다.
USGS에 따르면 가주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은 연간 15~20건 발생한다. USGS는 샌프란시스코와 LA를 잇는 샌안드레아스 단층이 가장 활발해 빅원 가능성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샌안드레아스 단층은 약 150년 주기로 빅원을 유발한 만큼, 현재 남가주에서 규모 7.0 이상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실제 남가주 지진센터(SCEC)는 향후 30년 안에 규모 6.7 이상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99%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1994년 노스리지 지진(규모 6.7) 이후 남가주에서 가장 큰 지진은 2019년 7월 데스밸리 인근 리지크레스트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6.4 강진이다.
최근 태평양 일대를 둘러싼 일명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2022년 9월 멕시코 서부 연안에서도 규모 7.6 강진이 발생했다. 지난 8일 일본 규슈섬 남부 미야자키현에서는 규모 7.1 지진이 발생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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