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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선호 1위, 전연령층서 부동산→주식 역전

‘전국 한인 경제실태 조사’ 분석
③투자현황과 노후대책

리스크 감수 늘어…20·30대 30% 넘게 투자
최고 희망 투자처 3년 전과 동일한 부동산
“노후대책 있다” 업종별로 2.5배까지 차이

한인들이 현재 투자를 가장 많이 하는 분야가 3년 만에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투자 여력만 된다면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안정성이었지만 30대와 40대가 위험을 감수하는 공격적 투자 성향을 보인데다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에 주식 투자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기간 동안 집값이나 주식 등의 자산가치가 상승하면서 은퇴준비가 충분하다고 답한 한인도 늘어났다. 본지가 실시한 ‘2023 전국 한인 경제 실태 조사’의 결과다. 이번 조사에는 전국 한인 5016명이 참여했다.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응답자 5명 중 4명(79.9%)은 여유자금을 통해 투자한다고 답변했다. 가장 눈에 띈 점은 현재 1순위로 생각하는 투자처가 3년 만에 바뀐 것이다. 1위는 2020년(18.7%)보다 8%포인트 넘게 오르며 27.2%를 차지한 주식이었다. 2020년 조사 때 20.6%로 1위였던 부동산은 18.1%로 한 단계 내려앉았다. 이는 팬데믹 이후 주식투자자가 급격히 늘어난 주류사회의 모습과도 일치한다. 시장조사업체 브로커추저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에 걸쳐서 한해에만 5000만개가 넘는 신규 주식계좌가 개설됐다.  
 
주식투자에 대한 선호는 모든 연령대에서 고르게 나타났지만 30대 이하에서 더 두드러졌다. 〈그래프 1〉 2020년엔 주식이 1순위 투자처라고 답한 비율은 20대와 30대에서 각각 23.2%와 29.7%였다. 작년 조사에서는 34.1%와 39.0%로 3년 전 조사치를 훌쩍 넘어섰다
 


30대 이하의 주식 투자 열풍은 한인사회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CNBC가 2023년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성인 중 63%가 주식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믿음이 젊은 층을 주식 투자로 이끌었다.  
 
양도성예금증서(CD)에 투자한다는 답변도 많이 늘어났다. 2020년에 비해 5%포인트 이상 오른 12.7%의 한인이 CD가 1순위 투자처라고 말했다.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높은 이자율이 5% 선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정기예금은 13.0%에서 7.1%로 떨어졌다. 2020년에는 0.4%에서 지나지 않았던 암호화폐의 비율이 3배나 뛰어 1.2%가 된 것도 주목된다. 채권, 금, 보험상품, 뮤추얼 펀드, 머니 마켓 등에 투자한다는 기타의견도 있었다.  
 
▶희망 투자는 역시 부동산
 
복수응답이 가능했던 희망 투자처에 대한 질문에 부동산이라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이 10명 중 7명(71.1%)에 달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주식은 51.3%로 2위였다. 이는 투자 여력이 적어 비교적 소액으로 가능한 주식, CD, 암호화폐 등에 투자를 한 한인들도 여유자금이 충분하다면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싶다는 의중을 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주식을 투자 1순위로 꼽았던 2·30대가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50·60대보다 높았다.  
 
2020년 조사에서 9.9%였던 CD에 투자하고 싶다는 응답은 2023년 27.6%로 껑충 뛰면서 3위였다. 그 뒤는 정기예금(20.4%), 채권(16.8%), 뮤추얼 펀드(12.4%) 등이 뒤따랐다. 금에 투자하고 싶다는 응답은 2020년 25.0%에 달했지만 2023년에는 12.0%로 반 토막 났다. 팬데믹 시기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던 금의 인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30·40대 공격적 투자
 
투자할 때 한인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원금보장과 같은 안정성으로 드러났다. 절반을 넘는 55.7%의 응답자가 안정성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답했다. 수익성은 30.3%로 2위였다.  
 
2012년과 2020년 조사에서도 안정성은 1위였는데 이는 금융위기와 팬데믹과 같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안정성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은퇴자가 대폭 늘어나는 등 한인사회가 고령화 단계로 진입한 것과 관계가 있다. 50대 이상에서 안정성을 중시한다는 대답이 평균치보다 높았다.    
 
반면 30대와 40대는 수익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비율이 38.7%와 38.4%로 평균치를 웃돌았다.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대답도 높긴 했지만, 전체 평균을 10%가량 밑돌았다. 은퇴연령과는 거리가 있으면서도 투자 여력이 있는 30대와 40대는 수익성에 주목해 주식 등 리스크가 높은 곳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 노후대책 차이 심해
 
노후대책에 대한 질문에는 은퇴준비를 하고 있다는 대답이 2020년 조사결과와 큰 차이가 없는 54.1%를 차지했다. 소득이 높을수록 노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대답의 비율이 높았다. 3만 달러 미만은 26.9%에 불과하지만 20만 달러 이상은 82.5%였다.  
 
업종별로 보면 노후대책의 차이가 컸다. 〈그래프 2〉 은퇴플랜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공무원의 경우 90%에 육박하는 응답자가 노후대책이 있다고 답했다. 전문직(68.1%), 회사원(60.1%), 자영업(55.6%)이 뒤를 이었다. 자유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43.1%와 35.9%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다. 공무원과 서비스업 종사자를 비교하면 2.5배나 차이가 났다. 서비스업과 자유업이 노후준비가 미흡한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고 직장 은퇴계좌 이용이 쉽지 않은 것이 꼽힌다.  
 
노후 준비를 어떻게 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IRA 등 개인 은퇴계좌(57.3%), 401(k) 등 직장 은퇴계좌(51.8%), 소셜 연금(32.8%), 보험(32.5%), 은행예금(27.6%), 부동산(24.3%), 주식(20.1%) 등 다양한 답변이 나왔다. 한 가지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은퇴를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대비 매우 부족 크게 줄어
 
은퇴준비에 대한 만족도는 3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가 있었다. 〈그래프 3〉 2020년에 21.3%였던 기본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부족하다는 답변이 절반 이하인 8.7%로 줄어들었다. 부족하다와 충분하다는 응답이 소폭 상승한 가운데 기본생활은 가능한 정도라는 비율은 3년 만에 35.5%에서 44.5%로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주가 상승으로 인해서 은퇴계좌 등이 불어났고 한인들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의 가치도 크게 오른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추정했다. 2023년 연금 제공 업체인 피델리티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 은퇴계좌 잔액이 전년도 대비 14% 증가했고 100만 달러 이상의 잔액을 가진 계좌의 수 또한 전년 대비 11.5%나 증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2022년 팬데믹 시기 은퇴자들을 다룬 기사에서 “주식과 주택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예상보다 이른 나이에 은퇴한 사람이 많다”며 이런 경향을 소개했다. 실제로 주거형태에 대한 조사결과를 게재한 본지 기사〈8월 8일 경제 2면〉에서도 한인들의 주택 가치가 크게 상승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직장연금이나 부동산 같은 한인들의 주요자산 가치가 불어나 은퇴 후 기본생활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조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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