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도전했던 한화 유망주, 군 복무 마쳤는데 23살에 방출...해병대 출신 거포도 떠났다 '냉정한 프로 세계'
[OSEN=이상학 기자] 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지만 찬바람이 부는 곳도 있다. 시즌 절반이 지나면서 벌써부터 선수단 정리 작업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지난달 31일 6명의 선수에 대한 육성 말소를 KBO에 요청했다. 공시 대상 선수는 투수 오동욱(23), 포수 김현우(24), 서정훈(23), 내야수 이성원(25), 외야수 권동욱(23), 김준석(23) 등 모두 6명이다. 25세 이하 젊은 선수들이지만 냉정한 프로 세계, 무한정 기회가 주어지진 않는다.
매년 신인들부터 군전역 등 새로운 선수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프로야구단은 기존 선수 정리 작업도 매년 시즌 막판에 이뤄진다. 한화는 조금 더 시점을 앞당겨 퓨처스 선수단부터 정리했다. 6명 전부 육성선수 신분이다. 1군 무대 한 번 밟아보지 못한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 중 유일하게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는 사이드암 투수 오동욱이다. 진흥고 출신으로 2019년 2차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한화 지명을 받은 오동욱은 2020~2021년 1군에서 38경기(1선발·35이닝) 2패2홀드 평균자책점 7.71 탈삼진 18개를 기록했다.
한화가 미래 선발감으로 보고 2020년에는 퓨처스리그에서 풀타임 선발 기회를 오동욱에게 줬다. 제2의 고영표(KT)를 목표로 한 오동욱은 그해 8월14일 춘천야구장에서 열린 고양 히어로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8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치기도 했다.
투구수 93개에서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대기록에 도전했지만 선두타자 정현민에게 초구에 우전 안타를 맞아 퍼펙트가 깨졌다. 이후 안타 2개를 더 맞고 실점하면서 완봉, 완투도 놓치고 8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승리로 마쳤다. 투구수 111개.
그 이후 콜업을 받아 1군 경험을 쌓았고, 2021년 34경기(25이닝) 1패2홀드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다. 이를 발판 삼아 상무에도 합격하며 군복무를 수행했고, 첫 해였던 2022년 15경기 1점대(1.32)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6월을 끝으로 등판이 없었다. 지난해 상무에서 5경기를에 나섰지만 구속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6월 전역으로 한화에 복귀한 뒤에도 좀처럼 폼을 찾지 못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4경기(3⅓이닝)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50으로 경쟁력을 잃었다. 아직 나이가 23살밖에 되지 않았고, 병역 의무도 수행했지만 젊은 투수 유망주들이 많이 들어온 한화에선 더 이상 기회를 주기 어려웠다.
해병대 출신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이성원도 1군 데뷔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한화를 떠났다. 장안고 출신으로 2018년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로 한화에 포수로 입단한 이성원은 185cm, 115kg 타고난 장사 체형으로 고교 2학년 시절인 2016년 12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파워 쇼케이스 월드클래식’에 한국 대표로 나가 알루미늄 배트로 비거리 150m 대형 홈런으 터뜨리며 17세 부문 홈런 더비 상도 받았다.
2018년 첫 해 퓨처스리그에서도 107타석에 홈런 5개로 장타력을 보여줬다. 2020~2021년 해병대에 자원 입대해 군복무를 마친 이성원은 체중을 24kg 빼고 돌아왔다. 전역 후 2022년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치며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1군 콜업은 없었다. 올해부터 포수를 포기하고 1루수로 타격에 전념했지만 퓨처스리그 출장도 못했다. 2022년까지 퓨처스리그 4시즌 통산 홈런 7개를 치며 1할대(.169) 타율로 컨택에 아쉬움을 남겼다.
포수 김현우는 2019년 2차 7라운드 전체 68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뒤 그해 시즌을 마치고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롯데가 포수 지시완, 내야수 김주현을 받는 조건으로 투수 장시환과 함께 김현우를 한화에 넘겨줬다. 한화는 포수 뎁스 보강을 위해 젊은 김현우를 데려왔지만 1군에서 쓸 일이 없었다. 지난해까지 퓨처스리그 4시즌 통산 106경기만 뛰고 한화 유니폼을 벗었다. 롯데가 이미 지시완과 김주현을 모두 방출한 가운데 양 팀간 2대2 트레이드에서 현역으로 남은 선수는 최고령 장시환밖에 없다.
아울러 2022년 육성선수 김준석, 올해 육성선수로 입단한 서정훈과 권동욱도 출장 기록 없이 팀을 떠났다.
/waw@osen.co.kr
이상학(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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