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억 3루수 실책이 낳은 대참사…18실점 초토화→47일 만에 연패, 기적의 여정에 찬물 끼얹다 [오!쎈 수원]
[OSEN=수원, 이후광 기자] ‘148억 3루수’ 황재균(KT 위즈)이 3회초 채은성(한화 이글스)의 뜬공 타구를 잡고 이닝을 끝냈다면 경기 결과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쓸데없는 상상이지만, 경기 후에도 계속 잔상이 남을 정도로 그의 실책이 치명적이었다.
7월의 마지막 날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시즌 14번째 맞대결.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3회초 한화 공격이었다. KT 선발 고영표는 1사 1루 상황에서 1루주자 장진혁이 2루 도루에 성공한 가운데 김인환 상대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김태연 상대로 초구에 중전안타를 맞아 1, 2루 위기에 처했다.
고영표는 후속타자 노시환을 만나 장기인 체인지업을 던져 3구 헛스윙 삼진을 잡고 한숨을 돌렸다. 이어 채은성에게 풀카운트 끝 슬라이더를 던져 평범한 내야 뜬공을 유도, 이닝 종료를 눈앞에 뒀지만, 백전노장 3루수 황재균이 이를 놓치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범했다. 야속하게도 타구가 황재균의 글러브를 맞고 땅에 떨어졌다. 그 사이 2루주자 김인환이 3루를 거쳐 홈을 밟으며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줬다.
이닝을 끝내야할 때 끝내지 못한 대가는 가혹했다. 2사 1, 2루 위기에 처한 고영표가 안치홍을 만나 우중간으로 향하는 2타점 2루타를 헌납, 상대에 승기를 내준 것이다. 이후 2루수 김상수의 호수비에 힘입어 하주석을 잡고 간신히 이닝을 마쳤지만, 전광판의 스코어는 1-2가 아닌 1-5로 바뀌어 있었다.
황재균은 타석에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5로 뒤진 4회말 1사 1루에서 한화 에이스 류현진 상대 추격의 투런포를 쏘아 올린 뒤 3-7로 끌려가던 5회말 2사 만루에서 다시 류현진을 만나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렸다.
결과적으로 이날 경기는 황재균이 공을 놓친 3회초가 승부처였다. 고영표는 3회 4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5이닝 11피안타(2피홈런) 1사구 4탈삼진 7실점(4자책) 난조로 패전투수가 됐고, 이어 김민수가 1이닝 3실점, 성재헌이 0이닝 4실점, 박세진이 1이닝 4실점(2자책)으로 연달아 흔들리며 한화 타선에 대거 18점을 헌납하는 참사를 자초했다.
KT는 한화에 7-18로 무릎을 꿇으며 6월 14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이후 47일 만에 2연패에 빠졌다. 후반기 1위 돌풍을 일으키던 도중 독수리의 부활의 날갯짓에 연이틀 휘청거리며 24일 수원 SSG 랜더스전 이후 6경기 만에 5할 승률마저 무너졌다. 시즌 49승 2무 50패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9위였던 KT는 7월 한 달 동안 13승 5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5강에 진입하는 기적의 여정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하위권으로 처져 있는 한화를 상대로 5할 승률 그 이상을 꿈꿨지만, 30일과 31일 연이틀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특히 31일 경기는 믿었던 베테랑 3루수의 허무한 실책으로 주도권을 내줬기에 패배가 더욱 뼈아팠다.
/backlight@osen.co.kr
이후광(backlight@osen.co.kr)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