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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우천시’가 어디냐고요?

한 어린이집 교사의 ‘우천시 ○○으로 장소가 변경될 수 있다’는 공지에 “우천시가 어디에 있는 곳이냐” “우천시에 있는 ○○이라는 곳으로 장소가 변경된 것이냐”고 묻는 학부모들이 있었다고 한다.  
 
한자를 병기해 쓰던 세대에게는 황당하다 싶을지 모를 이야기지만, 한자를 잘 쓰지 않고 문자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있을 법한 상황이기도 하다.
 
‘비 우(雨)’ 자와 ‘하늘 천(天)’ 자가 만나 비가 오는 날씨를 의미하는 ‘우천(雨天)’에 ‘때 시(時)’ 자가 이어진 표현이 ‘우천 시’이다. ‘우천시’는 사전에 하나의 낱말로 등재돼 있지 않으므로 ‘우천 시’와 같이 띄어 써야 한다.
 
이뿐이 아니다. ‘중식을 제공합니다’라는 글에 “우리 아이는 중식 말고 한식으로 달라”는 이도 있다고 한다. ‘가운데 중(中)’ 자에 ‘먹을 식(食)’ 자를 더해 점심을 나타내는 ‘중식(中食)’을, 중국 음식을 의미하는 ‘중식’으로 잘못 이해한 것이다.
 
이는 젊은 세대의 문해력에 대한 우려로 귀결되곤 한다. 그러나 언어는 생명력을 지니고 있어 언중(言衆)이 많이 쓰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우천 시’와 ‘중식’을 문맥상 파악하지 못하는 이들에 대한 걱정이 일기도 하지만, 문장을 보다 명확하고 알기 쉬운 우리말로 고쳐 쓰면 어떨까. “비가 올 땐 ○○으로 장소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점심이 제공됩니다”와 같이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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