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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자는 것만 봐도 뿌듯" 8남매 기르며 기부까지, 농장 대표 상 받았다

11일 보건복지부가 개최한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민포장 수상자로 선정된 안정용(57) 구면농장 대표와 부인, 8남매 자녀가 함께 찍은 가족사진. 사진 안정용씨
"37살에 첫 아이를 얻고 울었어요. 남자가 아기 태어났다고 울었다니, 좀 믿기 어렵죠? 그런데 너무 바라던 아기가 태어나니 애틋한 게 있었어요. 그렇게 하나둘 낳다 보니 어느새 8남매를 뒀죠."

전북 정읍시 입안면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안정용(57) 구면농장 대표가 말한 '다자녀'의 비결이다. 남들보다 늦다는 35세에 결혼에 골인했고, 첫 아이와는 거의 3년 만에 대면했다. 하지만 아이가 주는 기쁨이 그의 삶을 바꿨다. 그렇게 12년에 걸쳐 7남1녀의 아빠가 됐다. 8남매를 키우기도 빠듯했지만, 15년째 지역 학교에 기부도 이어가고 있다.

그러다가 상까지 받게 됐다. 11일 '제13회 인구의 날' 기념행사에서 국민포장(褒章) 수상자로 선정됐다. 인구가 줄어드는 농촌 지역에서 저출생 극복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상을 받으려고 한 일은 아닌데, 열심히 살다 보니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앞으로 더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열심히 살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읍의 가난한 농가에서 자란 안 대표는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스무살이 되던 해 양돈업에 뛰어들었다. 농장을 어느 정도 키운 뒤 결혼해서 얻은 아이는 행복 그 자체였다. 네 살 연하인 아내에게도 다소 늦은 출산이었지만, 아이를 좋아해 대가족이 됐다. '껌딱지'처럼 안 대표를 따르던 첫 아이는 어느덧 스무살 성인이 됐다. 그런 형을 따르는 막내는 초등학교 2학년이다.



아이를 여덟씩이나 키우는 게 힘들 법도 하지만, 그는 "지금이 제 전성기"라면서 "애 키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힘든 것보다는 즐거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냥 애들이 주르륵 누워서 자는 것만 봐도 뿌듯하죠. 연세 든 저희 부모님도 '너희 키울 때가 제일 기쁘고 좋았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힘들다'는 말을 절대 안 해요. 긍정적인 게 부정적인 걸 이기잖아요. 애들도 '잘했다, 잘했다' 칭찬해주면 기분 좋아서 더 잘해요."
안정용 구면농장 대표. 사진 보건복지부
안 대표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을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가두지 않고, 지역사회로 넓혀나갔다. 모교인 정읍 대흥초 5~6학년들에 2010년 해외 수학여행 비용을 대준 게 시작이었다. 어릴 적 어려운 형편 탓에 수학여행을 못 간 게 아쉬웠던 기억을 기부로 바꾼 것이다. 지금도 2년마다 해외 체험학습비용을 기부한다. 입학·졸업생에겐 1인당 50만원씩 장학금도 주고 있다. '지방소멸' 시대에 시골 학교로는 이례적으로, 대흥초 학생 수는 과거 30여명에서 현재 60여명까지 늘었다. 그의 꾸준한 지원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소소한 기적이다.

안 대표는 "이웃을 남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상대를 배려하면 그게 나를 위하는 길이기도 하다"면서 "돈이 많은 사람을 부자라고 하지만, 내 호주머니 속에 돈을 두기보다 이웃과 함께 어우러지면서 가치 있게 돈 쓰는 사람이 진짜 부자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가 아이들에게 바라는 것도 거창하지 않다. "애들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야 모든 부모가 똑같겠지만, 그런 바람만 갖고 있으면 부모도, 애들도 절대 행복해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저 건강하고, 인성이 바르게 자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구의 날 행사에선 안 대표를 비롯해 인구문제 해결에 기여한 개인·기관(72점)에 정부포상 및 장관표창 수상이 이뤄졌다. 가장 큰 상인 국민훈장(모란장) 수상자로는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가 선정됐다. 가족의 가치를 확산하는 범종교계 캠페인을 추진하고, 아동복지 등 지역공동체를 위해 힘쓴 점을 인정받았다. 국민포장을 받은 김경락 한화제약 대표이사는 주4일제 도입, 자녀양육수당 지급, 시차 출퇴근제 도입 등 일‧가정 양립 문화 조성에 기여했다.



남수현(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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