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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人而不仁 疾之已甚 亂也(인이불인 질지이심 란야)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공자는 “용맹을 좋아하면서 자기 분수를 잊은 채 가난만 싫어하면 난동이 되고, 다른 사람의 어질지 못함을 미워하는 정도가 너무 심해도 사회가 어지러워진다”라고 했다. 사회가 불안해지는 이유를 꿰뚫은 말이다. 분수를 잊은 채 용맹스럽게 이익만 챙기면 난동이 되고, 자신의 허물은 돌아보지 않은 채 상대의 잘못만 칼같이 꼬집어 성토함으로써 쥐를 모는 고양이 위세를 부리면 궁지에 몰린 쥐가 돌아서서 덤비는 난리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疾: 미워할 질, 已:너무 이, 甚: 심할 심, 亂: 어지러울 란. 사람의 어질지 못함을 탓하는 정도가 너무 심하면 어지러워진다. 22x69㎝.
얼핏 듣기엔 ‘법과 원칙’이 참 공정하고 좋은 것 같아도 실은 ‘법대로 하는’ 사회가 가장 불행한 사회이다. 만약, 칼자루를 쥔 사람 맘대로 ‘법과 원칙’을 선택적 적용이라도 한다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법과 원칙’을 앞세우기보다는 순후한 인심과 따뜻한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정치(政治=正治)’ 즉 ‘바른 다스림’의 기본이다. ‘엄정 대응’, ‘강력 조치’를 외치기 전에 ‘강력 조치’를 당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착한 인심을 회복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북한을 압박하는 것을 ‘압도적 우위’에 의한 ‘평화’로 여기는 것도 실은 적잖이 위험한 발상이다.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못 살고, 엄벌은 엄벌 이상의 역효과를 잉태한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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