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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연기력 갖췄는데 흥행저조"…與 전대 지지율 멈춘 이유

“배우, 연기력 다 갖추고도 기대만큼 성적이 안 나오는 영화 같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레이스를 보는 당 중진의원의 8일 관전평이다. 지난달 중순 전당대회가 시작됐을 때만 해도 당에서는 “지지율 반등은 떼 놓은 당상”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원희룡·한동훈(가나다순) 후보에 5선 현역인 나경원·윤상현 후보가 참전해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네거티브 난타전과 김건희 여사 문자 ‘읽씹’(읽고도 무반응) 논란 등 진흙탕 싸움이 부각되면서 컨벤션 효과(지지율 상승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①부각 안 되는 인물 구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나란히 앉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나경원·한동훈·윤상현 대표 후보. 연합뉴스
이번 당 대표 경선의 인물 구도를 놓고 “‘비박’ 김무성과 ‘친박’ 서청원이 치열하게 맞붙었던 2014년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능가한다”(전직 다선 의원)는 반응이 많았다. 원 후보는 3선 의원에 제주지사와 국토교통부 장관을 거친 연륜이, 한 후보는 복수 여론조사에서 여당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선두라는 점이 주목받았다. 나·윤 후보도 지난 총선 때 표밭이 불리한 수도권 선거였음에도 넉넉히 이겼을 만큼 인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였다.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연임론’이 굳어지는 더불어민주당과 극명하게 대비된 점도 플러스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갑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따르면 전당대회 경쟁이 본격화된 6월 중순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32%(6월 3주차)→31%(6월 4주차)→33%(7월 1주차)로 횡보했다. 같은 기간 리얼미터 조사도 36.2%→36.7%→36.0%였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중도층 유입은 없었다고 봐야 한다”며 “대통령실 등 외부 요인과 이와 결부된 논란이 전당대회 중심에 서면서 인물 구도가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②테이블서 사라진 민생 이슈
국민의힘 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8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서병수 선거관리위원장과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중도층의 호응이 부진한 이유로 “민생 이슈가 전당대회 테이블에서 사라졌다”는 점을 꼽는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8일 통화에서 “야권에서 긴장할 만한 민생 정책이나 여론의 이목을 끌 ‘킬러 콘텐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당원투표 100%이던 당 대표 선출방식을 당원투표 80%, 일반여론조사 20%로 바꿨다. 일정 부분 민심을 반영해 중도층과 당 지지율을 견인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아직 그 효과는 미미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전당대회 전면에 등장한 배신 논란, ‘읽씹’ 논란 등은 진성 당원이 호응할만한 그들만의 이슈”라며 “중도층이 반응할만한 민생 대안을 더 부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후보 캠프에서는 “민생 이슈 선도가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는 반응도 있다. 익명을 원한 캠프 관계자는 “대선 캠프보다 규모가 작고 네거티브나 각종 논란에 대응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라 정책을 건드리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③네거티브 묻힌 미래 비전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왼쪽부터), 원희룡 후보, 윤상현 후보, 한동훈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미래 비전을 강조하는 이번 전당대회 슬로건인 ‘NEXT 보수의 진보’도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광주에서 열린 전당대회 합동 연설회를 앞두고 진행된 당 선관위원회 간담회에서 지도부는 “전당대회 이후도 생각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비쳤다고 한다.

지난달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 뒤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 ‘배신의 정치’를 둘러싼 공방이 불붙었고, 이후 ‘읽씹’ 논란이 급부상했다. 각 후보 캠프에선 연일 ‘배신·학폭(학교폭력)·가해·망령·마타도어(흑색선전)’ 등 거친 표현을 쏟아낸다. 영남지역 한 의원은 “친박·친이계 갈등보다도 표현이나 공격 수위가 더 높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향후 TV토론 등에서는 인신공격성 네거티브가 나오지 않도록 각 캠프에 주의를 줄 것”이라고 했지만, 이미 전당대회 분위기는 온통 '흑색'이라 반전을 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손국희(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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