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들려야’, ‘들러야’
“엄마, 학교 끝나고 친구 집에 들렸다 올게요.” “다른 데는 들리지 말고 빨리 와야 한다.”여기에서 ‘들렸다’ ‘들리지’는 바르게 적은 것일까? 말할 때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인데 막상 적으려고 하니 ‘들리다’인지 ‘들르다’인지, 또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헷갈린다.
예문에서처럼 지나는 길에 잠깐 들어가 머무르는 행위를 나타낼 때는 ‘들리다’가 아닌 ‘들르다’를 써야 한다. ‘들르다’는 ‘들르고, 들르며’ 등과 같이 활용되는데 ‘-아/-어’ 앞에서는 매개모음인 ‘으’가 탈락한다. 따라서 ‘들르-’에 ‘-어’가 결합하면 ‘으’가 탈락하면서 ‘들러’가 된다.
그러므로 예문을 “엄마, 학교 끝나고 친구 집에 들렀다 올게요” “다른 데는 들르지 말고 빨리 와야 한다”로 고쳐야 한다. 이처럼 ‘들렸다’나 ‘들리지’가 잘못 쓰기 쉬운 형태다.
‘들려’는 ‘들리+어’가 줄어든 형태로, ‘들르다’가 아닌 ‘들리다’를 활용한 표현이다. ‘들리다’는 ‘듣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나 ‘들다’의 사동사와 피동사로 사용하는 단어다.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 “오랜만에 친정에 (들렀더니/들렸더니) 맛있는 음식을 손에 잔뜩 (들러/들려) 보냈다”에서는 각각 어떤 단어를 골라야 할까.
정답은 “오랜만에 친정에 들렀더니 맛있는 음식을 손에 잔뜩 들려 보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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