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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예술계 탄압…'IS에 유린당한 여성' 조명한 연극인들 6년형

검찰, 테러세력 피해자 다룬 연극에 '테러 정당화' 혐의 씌워 "우크라전 비판에 보복"…반전여론 통제 위한 압박으로 관측

러 예술계 탄압…'IS에 유린당한 여성' 조명한 연극인들 6년형
검찰, 테러세력 피해자 다룬 연극에 '테러 정당화' 혐의 씌워
"우크라전 비판에 보복"…반전여론 통제 위한 압박으로 관측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에서 테러단체를 소재로 한 연극을 만든 이들에게 중형이 선고돼 예술계 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스푸트니크,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군사법원은 8일(현지시간) 비공개 재판에서 연극 '용감한 매 피니스트'의 연출가 예브게냐 베르코비치(39), 작가 스베틀라나 페트리추크(44)에게 징역 6년씩을 선고했다.
이들은 이슬람 성전주의자와 결혼한 여성들이 나오는 연극을 만들어 테러를 정당화했다는 혐의로 작년 5월 구속됐다.
연극에는 러시아 여자들이 꾐에 빠져 시리아 내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과 결혼한 뒤 배신당하고 귀국 후에는 피해자임에도 처벌받아 투옥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러시아와 구소련권 국가에서 여성 수천명이 겪은 실제 비극을 일반화한 이 연극은 2020년 초연됐다.
이 작품은 권위 있는 연극상인 '골든 마스크'를 2개 부문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러시아 문화부와 모스크바 시장실이 골든마스크를 후원하는 만큼 당시 당국도 합법적 예술성을 인정한 셈이다.

피고인들과 국제 인권단체들은 러시아 검찰이 뒤늦게 주장하는 혐의는 엉터리로, 기소 목적이 예술계 탄압에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에서 기소되면 99% 이상이 유죄 판결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베르코비치는 재판에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슬람 종교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한 적이 없고 급진적이지도 않다"며 "종교로서 이슬람을 존중하지만 테러리스트는 규탄하고 혐오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베르코비치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공격을 비판하는 시를 쓴 것과 관계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럽·중앙아시아 부본부장 레이철 덴버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보복 가능성을 주장했다.
덴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에 목소리를 높인 이유로 베르코비치에게 버젓이 보복한 것"이라며 "그런 불공정한 재판에서 완전히 터무니없는 혐의에 선고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를 행사했다가 표적이 된 게 분명하다"며 이들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했다.
페트리추크와 베르코비치는 재판에서 자신들이 하지 않은 일에 유죄를 인정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피고인의 변호인은 재판의 불법성, 불공정성을 주장하며 항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반전 여론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활동의 본질인 예술계는 그런 상황에서 더 광범위한 검열과 강도 높은 외압을 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법원은 증인들이 소셜미디어에서 위협을 받는다며 이번 재판을 비공개로 돌리고 언론과 지지자들의 방청만 허용했다.
이날 재판에는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드미트리 무라토프가 나와 피고인들을 지지하고 공소사실을 기각하라고 촉구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장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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