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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가 코 앞인데…왜 우리 항구 안되나?" 뿔난 포항시

경북 포항의 포항영일신항만. 포항은 이곳이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유전·가스전 개발)를 위한 항만 시설로 쓰일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중앙포토
동해 심해 유전·가스전 개발(대왕고래 프로젝트) 이권을 두고 경북 포항과 부산 등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9일 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달 25일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위한 ‘항만 시설 및 하역 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프로젝트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항구를 선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이달 1일 경북도와 포항시, 포항영일신항만㈜ 관계자가 항의하기 위해 석유공사를 방문했다. 입찰 조건이 경쟁 지자체인 부산에 유리하고 포항에 불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석유공사는 입찰 조건을 변경할지 검토하기 위해 8일 포항영일신항만에 대해 현장실사를 진행했다.

기존 입찰공고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기술평가와 입찰가 등을 종합 평가해 입찰자를 낙찰할 예정이었다. 포항의 불만은 100점 만점인 기술평가에 집중된다. 포항은 ‘입찰공고일 기준 최근 10년간 시추프로젝트 항만하역 경험’이 하나도 없어 -20점이 예상된다. 기상 조건을 고려한 ‘부두 접근성’의 경우 석유공사가 “부산은 30점, 울산·포항은 10점, 기타지역은 0점”이라고 명시해, 추가로 20점을 감점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포항은 많아 봐야 60점이 돼 커트라인인 70점을 밑도는 게 확실시된다. 가격 경쟁을 붙어보지도 못하고 탈락하는 구조다.

시작부터 탈락하는 건 불공정하다고 포항은 항변한다. 시청의 김영준 해양산업과장은 중앙일보에 “시민들은 우리 집 앞마당(포항 영일만 인근 해역)에서 석유를 퍼낸다는 기대감이 큰데, 이런 식으로 탈락해 다른 지역에 혜택이 돌아가면 주민 정서가 상당히 불안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출입항으로 지정되면 용역대금(12억여원)을 받을 뿐만 아니라 관련 기업들의 집중 등에 따라 지역 경제에 훈풍을 불 수 있다. 김 과장은 “대왕고래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는 포항이라는 점을 석유공사는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석유공사는 “특정 지자체를 밀어주려는 목적은 없다”며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희 디자이너

석유공사는 출입항 선정 등 사전 작업을 마친 뒤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유전·가스전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대왕고래 등 후보지 7곳을 대상으로 탐사시추를 진행하는 것이다. 탐사시추란 정확한 매장량을 확인하기 위해 땅을 직접 파보는 일이다. 한 번 뚫는 데 1000억원가량이 들어 일단 5공 정도 탐사시추를 해본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자금 조달이다.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 자체적으로는 프로젝트 진행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석유공사는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인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주도하는 국회는 철저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조만간 국회 본회의에서 대정부질문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업무보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민중(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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