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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이색대책 호평…'인구 비상사태' 선포한 정부가 찾은 곳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 정부가 대책에 고심인 가운데 지난달 19일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 마련된 신생아실에서 신생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지난달 19일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생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범정부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취지였다.

이날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했는데, 앞서 ‘저출생과 전쟁’을 선포했던 경북도가 만든 여러 대책이 초안이 됐다고 한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고 정확하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분석이 나오게 된 근거다.


경북 건의 상당수 반영된 정부 대책
4일 경북도에 따르면 여러 정부 대책이 경북의 저출생 극복 대책에서 힌트를 얻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 5월 13일 ‘저출생 완화·반등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총괄 부처·수석 신설, 완전 돌봄 특구 지정, 수도권 집중 완화, 교육 개혁, 현장 목소리 수렴 등이 정부 대책에 반영됐다고 경북도는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경기도 성남시 HD현대 R&D글로벌센터 아산홀에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주제로 열린 2024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이 선도한 정책이 국가사업이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급여 지원금을 종전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올린 정책이다.



정부는 육아로 인한 근로 시간 단축에 따라 줄어드는 급여를 매달 200만원까지 보전해주고 있다. 경북도는 이를 400만원으로 늘렸다. 정부도 육아기 단축 근무에 따른 월급 보전 상한액 인상을 검토 중이다.


‘아빠 출산휴가 한 달’도 정부 대책에 반영됐다. 경북도는 육아기 남성 직원 출산 휴가를 기존 10일에서 재택근무 5일, 포상휴가 5일 등을 추가로 부여해 주말 포함 약 한 달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소상공인 출산 지원책도 검토 진행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체인력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책도 정부 저출생 대책에 검토되고 있다.
4일 포스코 대회의실에서 열린 저출생 대응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맨 왼쪽)가 발언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형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가운데)과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참석했다. 사진 경북도
경북도가 저출생 극복에 걸림돌로 지적했던 규제도 개선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3월 21일 경북도 김민석 정책실장과 안성렬 미래전략단장은 규제 개선 총괄 부처인 국무조정실을 방문해 저출생 극복을 위한 범정부 규제정비반 가동 필요성과 함께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 절차 개선 등 12가지 규제 개선을 건의했다.

건의사항 중 ‘공동주택단지 내 돌봄 시설 동의 규정 완화’는 공동주택에 돌봄시설을 설치할 때 필요한 입주자 동의 기준을 낮춰달라는 내용이다. 현행법상 500가구 이상 주택단지의 어린이집·경로당·다함께 돌봄센터 등 주민공동시설을 인근 주민까지 이용하게 하려면 입주자 50%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이를 30% 이상으로 낮춰달라는 건의다.


경북 제기한 규제 개선안도 현실화
또 난임 지원을 ‘여성 1인당’에서 ‘출산당’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건의도 반영됐다. 기존에는 한 여성이 첫째 아이를 낳을 때 받았던 난임 지원 횟수가 둘째 아이 난임 지원에도 포함돼 최대 지원 횟수 제한에 걸릴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아이를 낳을 때마다 지원 횟수를 별도로 적용한다. 현재 난임시술 지원은 총 25회 가능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5월 13일 도청에서 저출생 극복을 위한 과제 실행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정부 대책에 반영된 정책과는 별개로 경북도가 추진한 이색적인 저출생 대책도 눈길을 끌어 왔다. 청년이 취미 활동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청춘동아리를 운영하고, 커플이 된 연인이나 신혼부부에게는 국제 크루즈 여행비까지 주는 게 대표적이다. 산부인과 전문의, 간호사로 구성된 팀이 이동검진차량으로 임산부에게 산전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을 해주는 ‘찾아가는 산부인과’도 호평을 받았다.

이 지사는 “경북 저출생과 전쟁이 국가 인구비상사태로 번졌다. 이젠 저출생 대책에 국가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고 지역 특색과 현장에 맞게 지방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권한과 예산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석(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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