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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내려놓고 싸우자”…中, 영유권 분쟁서 ‘칼’ 빼든 이유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등 최첨단 무기를 갖춘 군사강국 중국이 21세기 분쟁에서 총 대신 칼을 들었다. 남중국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필리핀과의 영유권 다툼에서다. 중국이 첨단 무기를 마다하고 현대전과 거리가 먼 무기를 활용한 건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달 17일 중국 해안경비대가 필리핀군을 공격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달 말, 중국과 필리핀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에서 중국 해안경비대가 보급 임무를 수행 중이던 필리핀 해군을 공격해 필리핀 군인 1명의 손가락이 절단됐다. 중국 측이 지난달 15일부터 일방적으로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에 침입하는 외국인을 최장 60일간 구금한다는 규정을 시행하며 양국 간의 긴장감이 높아진 가운데 벌어진 일이었다. 이와 관련, 필리핀 정부는 중국에 6천만페소(14억1천6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한 상황이다.

칼·망치·곡괭이 사용…" 中, 진짜 전쟁은 안 한다"
지난 2020년 중국과 인도는 국경 분쟁으로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AP=연합뉴스
외신들이 주목한 건 중국 측이 사용한 '무기'다. 권총·소총과 같은 무기 대신 칼과 곡괭이, 도끼, 망치 등으로 필리핀군을 공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해경은 '원시적인 무기'를 사용해 필리핀군의 고무보트를 베고, 구멍을 뚫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로미오 브라우너 주니어 필리핀 참모총장은 "해적이나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타국과의 분쟁에서 이런 무기를 쓴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6월 중국군은 인도와 국경 분쟁 중인 히말라야 라다크의 갈완 계곡에서 인도군과 부딪쳤을 때 싸움을 벌였다. 그때 무기로 사용한 건 가시 박힌 몽둥이, 돌멩이 등이었다. 앞서 1962년 전쟁을 치른 두 나라가 1996년 '국경 지역에서 총기 사용을 금지한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필리핀 선박을 상대로 물대포 공격하는 중국 해경선. 필리핀해양경찰 X 캡처
첨단 군사장비를 두루 갖춘 중국이 총을 쓰지 않는 것은, 이런 합의를 중시해서라기보다는 전략적인 선택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몽둥이나 도끼로 상대에 해를 가할 수는 있지만, 본격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고 지적했다. 다니엘 매팅리 예일대 교수(정치학)는 "막대기와 돌로 뼈를 부러뜨릴 수는 있지만, 전쟁을 일으키긴 힘들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와의 국경 분쟁에서 양측 사상자가 20여 명 발생했음에도 전쟁으로 번지지 않은 데는 총을 쓰지 않은 덕이 컸다는 설명이다.



중국 정부가 '진짜 전쟁'을 피하려는 데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중국의 국경선은 2만 2000여㎞로 무려 14개국과 육지로 국경을 접하고 있다. 해상으로 6개국과 맞대고 있다. 국경 분쟁 중인 나라도 많다. 인도·부탄 등과는 육지에서 국경을 두고 다투는 중이고, 필리핀·베트남 등과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혹여 전쟁이 날 경우, 대만에 집중해야 하는 중국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진짜 걱정은 미국… 전쟁 가능성 배제 못 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또한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개입할 여지를 주지 않기 위한 선택"(WP)이란 진단이 나온다. 일반적인 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이 개입할 여지가 매우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은 미국이 동남아·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데 꼭 필요한 지정학적 요충지로, 1951년 서로 상호방위조약을 맺은 강력한 동맹이다. 매팅리 교수는 "총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에 '과연 필리핀을 지원해야 하는가'하는 고민을 안길 것"이라며 "만약 총을 사용했다면 미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떤 무기를 쓰든 상대의 피해가 커진다면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적지 않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왔다. 미국 싱크탱크 해리슨 프레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중국이 레드라인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했다.

필리핀 정부는 오는 8일 일본과 외무·방위 장관 협의(2+2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상호 파병을 보다 쉽게 하는 상호접근 협정(RAA) 체결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수 주 안에 남중국해에서 미군, 일본군 등과 해군 합동 훈련도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 인민해방군 역시 지난달 말 남중국해 해역에서 해군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임주리(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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