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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노동당 14년만에 정권교체…집권보수당 총선 최악 참패(종합3보)

개표 막바지 노동당 412석 과반 압승, 보수당 사상 최저 121석 거센 정부 심판론에 노동당 '중도화 전략' 적중 스타머 노동당 대표 총리 취임…극우 개혁당 4석 원내 진입

英노동당 14년만에 정권교체…집권보수당 총선 최악 참패(종합3보)
개표 막바지 노동당 412석 과반 압승, 보수당 사상 최저 121석
거센 정부 심판론에 노동당 '중도화 전략' 적중
스타머 노동당 대표 총리 취임…극우 개혁당 4석 원내 진입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4일(현지시간) 영국 조기 총선에서 제1야당 노동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해 압승을 거뒀다.
14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영국 정치 지형이 급변하게 됐다.


경제 둔화와 고물가, 공공부문 실패 등으로 분노한 민심이 '변화'를 선택했고 2019년 총선 참패 후 중도 확장을 추진한 노동당의 전략도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발표된 공식 개표 결과 하원 650석 중 2석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노동당은 412석으로 과반을 넉넉하게 확보했고, 리시 수낵 총리가 이끈 집권 보수당은 121석을 얻는 데 그쳐 참패했다.
투표율은 60.0%로 지난 2019년 총선 67.3%보다 낮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총선 최저 투표율은 2001년의 59.4%다.
노동당 의석 수는 토니 블레어가 이끈 노동당이 압승을 거둔 1997년 총선 의석수(418석)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많다.
총선 직전보다는 211석 늘어난 큰 변화다.
앞서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방송 3사가 투표 마감 직후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에서는 410석으로 예상됐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변화는 지금 시작된다"며 "우리는 혼돈을 끝내겠다고 말했고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다음 장을 시작하며, 변화와 국가를 일신하고 재건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고 연설했다.
그는 5일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에게 정부 구성 요청을 받는 절차를 통해 총리로 공식 취임했다.

정권을 내준 수낵 총리의 보수당은 의석수가 250석이나 줄어 1834년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냈다.
보수당의 역대 최소 의석은 1906년의 156석(670석 중 23%)이었다.
앞서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선 131석이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121석으로 그보다 적었다.
수낵 총리는 5일 다우닝가 10번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죄송하다. 여러분의 분노와 실망을 들었으며 패배는 내 책임"이라며 사임을 발표했다.
그는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고 급등했던 물가가 다소 안정되자 지난 5월 22일 조기 총선을 깜짝 발표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고물가, 공공부문 실패, 이민 급증 등 사회적 위기 속에서도 당내 분열과 정책 실패로 연속 총리가 교체되면서 악화한 민심은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보수의 강점으로 여겨지는 경제성장 추진, 안정적인 사회 유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해 '무능한 보수'라는 인식이 확산되며 설 자리를 잃었고 노동당이 그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인권변호사, 왕립검찰청장 출신 스타머 대표는 "변화가 필요할 때"라는 간결한 슬로건을 앞세워 정권 심판론을 펼쳤다.
또한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중도화 전략을 구사해 지지층을 넓혔다.
선거 운동 기간 6주간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줄곧 보수당에 지지율 2배 격차로 앞섰다.
통상 예비내각이 실제 내각으로 이어지는 만큼 스타머 첫 내각에선 앤젤라 레이너 부대표가 부총리가 되고 예비내각 재무장관 레이철 리브스가 영국의 첫 여성 재무장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 이베트 쿠퍼가 내무장관, 데이비드 래미가 외무장관이 될 수 있다.
보수당은 최악의 참패로 인해 후폭풍에 직면했다.
수낵 총리는 간신히 자신의 지역구 의석을 지켜냈지만, 총리 사임을 발표하면서 당 대표 자리에서도 후임 인선 절차가 진행되는 대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리즈 트러스 전 총리와 페니 모돈트 하원 원내대표, 그랜트 스 국방장관, 앨릭스 초크 법무장관, 루시 프레이저 문화장관 등 당내 주요 인사들이 줄줄이 낙선했다.
내각 장관 최소 8명 낙선은 1997년 총선 7명 기록을 넘어선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수당 표가 대거 이탈하면서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이 71석을 얻어 3당으로 약진했다.
2019년 11석보다 크게 늘어났고, 2005년 총선의 62석을 넘어 1923년 이후 최대 의석을 확보했다. 출구조사(61석)보다도 더 많았다.
질리언 키건 교육장관을 비롯한 보수당 장관 의석 여러 곳이 자유민주당에 넘어갔고, 이번에 불출마한 테리사 메이 전 총리의 지역구도 이 당이 차지했다.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는 출구조사 직후 "한 세기 내 최고 성적으로 향하고 있다"며 "보수당을 쫓아내고 나라에 필요한 변화를 일구기 위해 우리를 지지한 수백만 명 앞에 겸허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유럽 의회와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당 돌풍 속에 영국의 극우당인 영국개혁당은 4석을 확보, 처음으로 총선에서 당선인을 내며 선전했다.
나이절 패라지 대표와 리처드 타이스 전 대표도 당선됐다.
패라지 대표는 13석으로 예상된 출구조사 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엄청나다"며 "기득권에 대한 반란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2019년 총선에서 제3당이었던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9석으로 38석이나 쪼그라들었다. SNP가 보유했던 스코틀랜드 지역 의석은 대부분 노동당으로 넘어갔다.
SNP는 그동안 당 재정 유용 스캔들, 녹색당과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연정 붕괴 등 내홍을 겪어 왔으며 이번에 세력이 약화하면서 스코틀랜드 독립 여론에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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