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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우향우'에도 영국총선 중도좌파 압승…이유는?

"노동당 정책 지지 유권자 5% 불과…극우도 세력확장" 정권심판론 거센 가운데 보수·극우 표 나눠갖고 줄낙선 "차기정부 실패시 다른 유럽국처럼 인기영합 우파 득세"

'유럽 우향우'에도 영국총선 중도좌파 압승…이유는?
"노동당 정책 지지 유권자 5% 불과…극우도 세력확장"
정권심판론 거센 가운데 보수·극우 표 나눠갖고 줄낙선
"차기정부 실패시 다른 유럽국처럼 인기영합 우파 득세"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극우 돌풍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 영국 총선에선 반대로 중도좌파가 압승을 거두면서 그러한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6∼9일 유럽의회 선거에선 기록적으로 많은 수의 극우인사가 당선됐고, 같은달 30일 치러진 프랑스 조기총선 1차 투표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참패했다.
네덜란드에선 이달 3일 극우 주도로 연립정부가 출범하기도 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게 된 배경으로는 침체한 경제와 과도한 이민자 유입 등이 주로 거론되며, 유럽의 극우 정치인들은 개별 국가의 주권을 제한하는 유럽연합(EU) 체제에 책임을 돌려왔다.
그런데 이미 2016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위한 국민투표까지 실시한 영국에선 오히려 중도좌파가 총선에서 집권 보수당을 누르고 압도적 다수 의석까지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 브렉시트·코로나19·우크라전…잇단 악재에 정권심판론 대두
원인 중 하나로는 보수당이 저지른 각종 실정과 추태로 '정권 심판론'이 강력하게 대두한 상황이었다는 점이 꼽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록적 승리에도 (노동당 대표인) 키어 스타머의 지지율은 많은 여론조사에서 부정적으로 나왔다"면서 "유거브(YouGov)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노동당에 투표하겠다는 유권자의 48%는 보수당을 쫓아내기 위해서라고 말했고, 노동당 정책 때문에 표를 던진다는 유권자는 5%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2020년 시행된 브렉시트로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전세계적 물가상승 등 악재가 잇따른 데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고통받는데 총리실에서 술판을 벌이거나, 막무가내 감세로 금융시장을 붕괴 위기로 내모는 등 어이없는 스캔들도 잇따른 탓이다.
하지만 WSJ은 중도좌파 성향의 신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영국은 왼쪽으로 기울겠으나, 국민들이 큰 변화를 느끼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최근들어 노동당 지도부는 급진적 정책을 버리고 급격히 중도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여왔고, 차기 총리로 유력한 스타머 대표의 경우 '딱딱한 실용주의자'로 정부를 더 효율적이고 정직하게 운영하겠다는 것 외엔 큰 공약을 내놓지 않은 인물로 여겨진다고 WSJ은 강조했다.

◇ 반이민 내세운 극우정당에 보수표 갈린 것도 배경 거론
'영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 영국개혁당이 보수 성향 유권자 표를 나눠 가진 것도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이 참패한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반(反)이민 공약을 앞세우며 총선에 임한 영국개혁당은 사상 처음으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확보한 의석은 4석에 불과하지만 이는 소선거구제의 특성상 사표(死票·낙선한 후보자에게 던져진 표)가 많았던 탓으로 실제 얻은 표는 전체의 14%에 이를 정도로 선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WSJ은 최소 수십개 지역구에서 보수표가 분산돼 보수당이 노동당에 패배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영국개혁당은 투표 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보수당(20∼22%)에 불과 5%포인트 뒤지는 15∼17%의 지지율을 보였다.
이밖에 브렉시트로 과도한 이민자 유입을 막겠다던 보수당의 약속과 달리 동유럽 출신 이민자가 줄어든 대신 아프리카와 인도 출신의 이민자가 기록적으로 늘어나면서 보수당 지지자 상당수가 환멸을 느낀 것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 노동당, '불안한 승리'…차기정부 흔들리면 극우득세 예상
결국 중도좌파가 과반의석을 차지하긴 했지만 보수당이 자멸한 데 따른 측면이 크고, 영국개혁당으로 대변되는 극우진영의 대두까지 고려하면 '불안한 승리' 이상이 되기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CNN 방송은 "영국은 다른 유럽국들과 동일한 여러 문제에 고통받고 있다"면서 "스타머가 총리로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유럽 내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인기영합적 우파들이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차기 정부가 쓸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이란 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는 90% 수준으로 치솟았고, 경기둔화로 세수 확대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런던정치경제대학(LSE)의 토니 트래버스 정치학 교수는 WSJ 인터뷰에서 "케이크가 커지지 않는데 어떻게 이를 잘라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더 많이 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황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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