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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의 마켓 나우] ‘리튬 포비아’는 과학적 근거 없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정치계와 산업계는 생각보다 많은 점이 닮았다. 양쪽 다 전략과 프로파간다의 적절한 구사가 필요한 승부의 세계다. 프로파간다는 두려움과 거부감을 느끼는 마음 상태인 포비아를 매개로 전파된다.

‘리튬 포비아’가 배회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화성에서 배터리 관련 큰 화재가 발생했다. 리튬 관련 재해로 사상자가 최대 규모였다. 상당히 많은 외신도 ‘리튬이온 이차전지 화재’로 보도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왔다.

화성 화재는 ‘배터리 전기차는 위험하다’는 프로파간다의 좋은 재료였다. 일부 ‘전문가’는 리튬이 문제이며, 유기전해액이 불붙고 열폭주에 이어 열폭주 전이가 이어진 결과가 대형 참사였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번 화재는 배터리 전기차 등에 쓰이는 리튬이온 이차전지와 무관했다.

과학적으로 틀린 허위 사실이 대량 유포되고 있다. 이번 화재의 ‘리튬’은 배터리 전기차나 모바일 IT에 쓰이는 리튬이온 이차전지가 아니었고, 민생용 리튬금속 일차전지도 아니었다. 군용 무전기, 원격 전력량 검침기 등에 쓰이는 특수용 리튬금속 일차전지였다. 생산자도 프랑스 샤프트, 이스라엘 타디란, 우리나라 비츠로셀 등으로 제한돼있다. 불연성 무기 용매인 염화싸이오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외려 열적 내성이 뛰어난 리튬금속 일차전지다. 다만, 염화싸이오닐은 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화기에 노출되면 불에 타기보다 기화되어 뭉게뭉게 대기 중으로 퍼지다 주변으로 낙하한다. 다들 걱정하는 리튬은 화재 현장에서 대량의 물로 ‘킬링(killing)’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상대적으로 해롭지 않다. 불행 중 다행으로 때마침 장마가 시작되어 혹여 퍼져 나간 염화싸이오닐은 대량의 물에 의해 청소되어 더는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번 화재는 또 한 번의 ‘리튬 포비아’를 남겼다. 높은 안전성과 성능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 전략 못지않게 소비자를 안심시키는 홍보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웠다. 이런 내용을 효과적으로 알려야 한다. ‘리튬금속 일차전지’의 안전성 문제를 극적으로 개선한 ‘리튬이온 이차전지’가 1990년대 초반 상용화되며 고성능 이차전지의 세상이 시작됐고 모바일 IT, 배터리 전기차, 로봇, 온디바이스 인공일반지능(AGI)의 서막이 올랐다. 거기에 더해, 재생에너지 발전의 효용을 극대화하게 된 것도 ‘에너지저장장치(EES)’에 쓰이는 안전한 리튬이온 이차전지 덕분이다. ‘21세기의 새로운 불’인 리튬이온 이차전지는 충분히 안전하지만,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화재사고 유형도 입체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도 안전성 향상을 위한 산학연 노력은 계속되고 있기에 과도한 리튬 포비아는 접어도 좋지 않나 싶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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