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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선수 '손 모양' 뭐길래…외교 갈등 부른 골 세리머니

메리흐 데미랄 '늑대 경례' 세리머니. AFP=연합뉴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튀르키예 선수가 선보인 골 세리머니에 독일이 반발하면서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저녁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튀르키예와 오스트리아의 16강전에서 튀르키예 중앙 수비수 메리흐 데미랄은 두 골을 넣으며 튀르키예의 8강 진출을 이끌었다.

논란이 된 것은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데미랄이 선보인 세리머니였다. 그는 엄지와 중지·약지를 모으고 나머지 두 손가락은 곧게 펴 늑대 옆모습처럼 만드는 손동작을 했다. 이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극단적 민족주의 단체 '회색 늑대'의 인사법으로 여겨진다.

'회색 늑대'는 터키 민족주의운동당(MHP)의청년그룹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튀르키예 주류인 튀르크족을 제외한 쿠르드족과 유대인 등 다른 민족을 적으로 규정한다. MHP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 정의개발당(AKP)와 동맹을 맺고 있다.



데미랄은 경기 이후 기자회견에서 "세리머니는 튀르키예인으로서 나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라며 "세리머니를 보여줄 기회가 더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독일 정치권에서는 데미랄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낸시 페저 독일 내무장관은 "튀르키예의 우익 극단주의 상징은 우리 경기장에 설 자리가 없다"며 "유로를 인종주의 장으로 삼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터키계 독일 정치인 셈 외즈데미르 연방 장관도 "데미랄의 손동작은 극우적이며 테러, 파시즘의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데미랄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튀르키예 정치권은 반발했다. 튀르키예인 입장에서 늑대 경례가 반드시 우익 극단주의를 상징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박이다. 튀르크족은 과거 중앙아시아에서 고난을 겪을 당시 늑대가 나타나 안전한 장소를 알려줬다고 해서 늑대를 신성하게 여긴다. 민족적 전통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대변인 오메르셀릭은 "UEFA의 조사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튀르키예 외무부는 독일 대사를 소환해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외무부는 "역사적, 문화적 상징을 사용한 것을 정치적 동기로 조사하고 있다"며 "독일 당국이 데미랄에게 보인 반응에는 외국인 혐오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김은빈(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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