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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한 협력' 중·러, 중앙아시아에선 친구이자 적"

WSJ "우크라전으로 러 영향 느슨해진 틈 타 中 장악력 확대"

"'무제한 협력' 중·러, 중앙아시아에선 친구이자 적"
WSJ "우크라전으로 러 영향 느슨해진 틈 타 中 장악력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무제한 협력'을 약속한 중국과 러시아 관계가 러시아 뒷마당 중앙아시아에서는 '프레너미'(친구이자 적)로 바뀌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과거 구소련을 구성했던 이 지역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장악력이 느슨해진 가운데 중국 영향권으로 편입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전을 이용해 중앙아시아 5개국(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러시아 영향력을 잠식하고 있고, 전쟁 과정에서 중국에 의존하는 러시아는 이를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러시아는 주요 안보 제공국으로서, 중국은 개발과 투자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이 지역에서 암묵적인 분업을 해왔는데, 최근 들어 중국은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막강한 경제적 영향력을 휘두르고 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 지난해 교역 규모는 2016년의 3배 이상 증가해 980억달러(약 136조원)에 달했다.


중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중앙아시아 연결 철도 프로젝트는 유럽으로 이어지지만, 러시아 영토는 우회한다.
앞서 중국과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 정상은 1997년부터 논의돼온 철도 연결을 위한 협정에 지난달 초 서명했다.
또 중국의 이 지역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는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을 낮추고 있다.
중앙아시아 5개국 중 가장 인구가 많고 산업화한 우즈베키스탄에서 중국은 작년 러시아를 끌어내리고 무역 상대국 1위에 올랐다.
작년 러시아에서 일하는 우즈베키스탄인은 약 130만명으로 전년보다 15만명 정도 감소했는데, 일부는 중국 자본 때문으로 알려졌다.
우즈베키스탄 중부 중국 공장에서 일하는 싼야르벡 쿨마토프(29) 씨는 중국 자본이 자신과 자국민들 취업 전망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면서 "실직자는 러시아에 갈 필요 없이 여기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작년 우즈베키스탄이 수입한 7만3천대 이상 차량 중 중국산이 80%에 육박했다. 반면 러시아는 2021년 우즈베키스탄에 약 4천500대를 수출했을 뿐이다.
하지만, 중국이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 역할을 완전히 빼앗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엘리트들 경력과 인적 네트워크는 러시아와 깊이 얽혀있는 데다 러시아어가 통용어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기관 '중앙아시아 바로미터'가 2022년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지역 사람들은 중국보다 러시아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앙아시아 많은 사람이 비슷한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는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과 일부 러시아어 매체들이 확산시킨 반중 감정 때문에 중국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엘리트 고교 유학생 유치 등을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러시아 입장에서 중앙아시아는 남아시아 시장 연결 통로이며, 중국으로서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중심이다.
중·러 사이의 묘한 긴장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3∼4일, 카자흐스탄)를 배경으로 맴돌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anfou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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