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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왠지 느려졌다 싶더니...전용차로 속도 "뚝"

[이슈분석]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길게 늘어선 버스 행렬. 마치 기차처럼 보인다고 해서 '버스 트레인'이라고도 부른다. 연합뉴스
'-19.3%.'

서울 시내에서 운영 중인 중앙버스전용차로의 속도가 도입 초기이던 2007년보다 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발간한 ‘2023 서울시 차량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버스전용차로(이하 전용차로)의 평균 속도는 시속 18.0㎞였다. 2007년의 전용차로 평균 속도는 이보다 빠른 22.3㎞였다.

반면 승용차는 도심 구간을 기준으로 2007년에 시속 14.4㎞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18.6㎞로 오히려 30% 가까이 증가했다. 풀어서 얘기하면 전용차로 도입 초기에는 시내버스가 승용차보다 빨랐지만, 지금은 오히려 느려졌다는 의미다. 게다가 전용차로가 일반차로(시속 18.1㎞)보다도 미세하지만, 더 느린 것으로 조사됐다. 가로변 전용차로는 더 낮은 시속 15.2㎞였다.
자료 서울시

이 조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승용차는 서울 시내 505개 도로에 총 1498㎞ 구간을, 버스는 간선·지선·순환·광역버스 노선 385개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도별 조사 결과를 보면 전용차로는 2019년에 속도가 시속 16.9㎞까지 떨어진 이후 지난해까지 평균 시속 17~18㎞ 안팎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다. 승용차는 2015년 시속 17.9㎞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시속 18~20㎞대를 유지 중이다.



해당 속도가 평균인걸 고려하면 버스 통행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는 속도가 더 느려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통근 시간대에 각종 버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정류장에 정차할 순서를 기다리는, 그 모습이 마치 열차처럼 보이는 이른바 '버스 트레인(BUS+TRAIN)' 현상이 강남역 부근 등 주요 교통요지에서 벌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속도가 느려지면 그만큼 주행시간이 길어지고, 정시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승객이 외면하고, 줄어드는 상황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로 버스의 통행수단분담률은 2009년 27.8%에서 2022년에는 20.1%로 크게 떨어졌다. 같은 기간 지하철은 35.2%에서 43.5%로 껑충 뛰었다.
버스의 분담률이 낮아진 반면 지하철은 크게 상승했다. 사진은 잠실역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 19로 대중교통 승객이 대폭 줄었던 2021년 지하철과 버스는 각각 28.0%와 24.9%의 분담률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그 격차가 현격히 벌어진 것이다. 지하철은 승객이 크게 늘고, 버스는 감소했다. 버스가 속도와 정시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지하철에 승객을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렇다면 버스, 특히 초기에 상당한 위력을 떨쳤던 전용차로의 속도가 뚝 떨어진 건 왜일까.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을 지낸 황보연 서울시립대 초빙교수는 “경기도 지역의 신도시 확장과 광역버스 노선 증설 및 증차로 인해 전용차로의 통행량이 대폭 늘었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전용차로를 오가는 버스가 계속 증가하다 보니 속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서울 시내에 전용차로를 추가로 설치할 지역도 마땅치 않다.

이 때문에 양재·사당 등지에 광역환승센터를 설치해 광역버스가 이곳에서 승객을 내려주고 돌아가는 방식으로 광역버스의 서울 시내 진입을 줄이자는 방안도 나온다. 임삼진 한국환경조사평가원장은 “경기도 버스 운행량이 너무 많아 서울 시내 교통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의 경계 요충지에 환승센터를 건립하는 등 종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환승 불편 등으로 인한 반발도 적지 않다.
서울시내 가로변 버스전용차로의 평균 속도는 시속 15㎞ 안팎에 그친다. 연합뉴스

하지만 어떻게든 버스의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지 않으면 전반적인 대중교통 활성화 정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우선 서울시가 차량운행 제한과 교통유발부담금 부과, 주차요금 인상 등과 같은 적극적인 승용차 수요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한다.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교통수요를 버스로 돌려야 한다는 취지다.

또 전용차로에서 버스에 먼저 통과 신호를 주는 ‘버스 우선신호체계’의 도입도 거론된다. 세종과 부산, 창원 등에서 시행 중으로 전용차로의 운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이들 방안 모두 승용차 이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황보연 교수는 “2030년까지 대중교통분담률을 75%까지 높이려면 보다 적극적으로 버스를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갑생(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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