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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연소 총리 나오나…29세 '극우' 바르델라 뜬다

프랑스 조기총선 1차투표에서 극우 성향의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압승을 거두면서, 올해 29세인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의 총리 등극 가능성이 커졌다. 바르델라가 실제 총리에 임명되면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 20대 총리이자 최연소 총리가 된다.

바르델라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을 통해 “모든 프랑스 국민을 대신하는 총리가 될 것”이라며 “프랑스와 프랑스 국민의 위대함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이원집정부제인 프랑스는 의회의 다수당에서 정부의 실질적 리더인 총리를 배출하는 관례가 있다.
프랑스 극우 정당인 RN의 대표이자 주요 유럽의원인 조르당 바르델라. AFP=연합뉴스

"거친 교외 지역 생존자" VS "마케팅의 산물"
바르델라는 1995년 파리 교외 생드니에 위치한 공동 주택 단지에서 이민자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이혼 후 홀로 바르델라를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 단지로에서 키웠다. 그는 종종 자신을 “마약과 급진적인 이슬람교로 점철된 거친 교외 지역의 생존자”라고 묘사해왔다.

그렇다고 바르델라를 ‘가난을 극복한 자수성가형 정치인’으로 불러선 안된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음료 유통 사업을 했던 아버지는 상대적으로 부유했다. 파리 북부 교회의 부촌인 몽모랑시에 살았던 아버지의 도움으로, 바르델라는 가톨릭 사립학교에서 부르주아 교육을 받았다. 19살 때는 자동차를, 스무살 때는 파리 교외에 위치한 부유한 도시인 발도아즈의 아파트를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았다.



4년간 바르델라와 함께 일한 미디어 전문가인 파스칼 위모는 바르델라의 이미지에 대해 ‘마케팅의 순수한 산물’이라 평가하며, “바르델라의 실체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는 16세 때 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에 당원으로 가입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유로뉴스는 “이때부터 바르델라는 그의 상징인 ‘깔끔한 스타일’을 자랑했다”고 전했다. 훤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 양복 차림에 머리카락을 모두 뒤로 쓸어넘긴 모습에 청년들이 열광했다.
외국인 혐오, 반 유대주의의 과거를 청산하고 당의 외연 확장에 적극적이었던 당시 마린 르펜 RN 대표는 바르델라를 전격적으로 발탁했다. 바르델라는 19세에 지역위원회의 책임자가 됐고, 당 대변인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3살 때는 RN을 대표하는 인물로 유럽의회 선거를 이끌었고, 2022년 르펜의 뒤를 이어 RN 대표로 선출됐다. 마린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설립한 정당인 RN의 대표를 르펜 가문이 아닌 사람이 맡은 건 바르델라가 처음이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당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오른쪽)가 2024년 6월 24일 월요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극우 지도자 마린 르펜과 함께 떠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르델라가 정치적으로 급부상한 배경에, 그의 ‘연애사’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분석도 있다. 유로뉴스는 바르델라가 극우 학생 단체인 유니온데팡스그룹의 전 회장이자 RN의 전 고문인 프레데릭 샤티용의 딸과 연애했던 것도 그의 성장에 밑거름이 됐다고 전했다. 바르델라는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하면서 대학은 중퇴한 상태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온건하고 은유적 표현을 즐겨 쓰는 바르델라는 틱톡 팔로워만 170만명이 넘고, 인스타그램 팔로워도 76만 명에 이른다. RN은 그를 젊은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 비옥한 토양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주된 평가다.

다만, 대중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시간을 쏟느라 정작 중요한 정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데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좌파 의원인 마농 오브리는 바르델라가 지난 5년간 유럽의회에 자주 불참했다면서, 그를 ‘유령 의원’이라고 불렀다. 일각에선 그가 대중의 호감을 사기 위해 좌·우 노선을 수시로 바꾼다며 ‘카멜레온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바르델라 총리 시대, 르펜의 수렴청정?
그가 실제로 총리가 될 경우, 모두가 정작 신경써야 할 인물은 바르델라 자신이 아니라 르펜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르델라의 사무실에 르펜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고 전했다. 유로뉴스는 그가 모든 중요한 정치적 결정에 앞서 르펜의 자문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바르델라는 2027년 대선에 르펜을 대신해 출마할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난 그런 야망이 없다” 잘라 말한 바 있다.

바르델라의 총리 등극은 사실상 르펜의 수렴청정 시대의 개막이 될 거란 의미로, 에마뉘엘 마크롱 행정부와는 예상보다 훨씬 ‘불편한 동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 당 대표이자 유럽 선거 RN 명단 대표인 조르당 바르델라와 마린 르펜 전 대표.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바르델라는 오는 7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RN의 과반 달성을 위해 지지세를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차투표 결과대로라면, RN이 의회에서 확보할 의석수는 230~280석으로, 과반(289석)에는 못 미친다. 바르델라는 RN이 과반을 달성하지 못하면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르펜은 “바르델라를 총리로 만들기 위해 RN에 표를 몰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박형수(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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