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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민항기에 우리 부품"…美 항공엔진 심장 파고든 한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HAU) 체셔사업장에서 HAU 직원이 작업시설에서 항공엔진 부품 중 하나인 케이스(case)를 가공하고 있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HAU) 체셔(Cheshire) 사업장. 뉴욕에서 차로 약 2시간을 달리자 넓은 부지에 거대한 공장 건물이 나타났다. 안으로 들어서니 “위이잉 위이잉” 무거운 기계음이 공장을 가득 채웠다. 2만6454㎡ 면적(약 8000평)으로 축구장 4개 크기인 이곳은 HAU의 직원 280명이 모여 전 세계 민항기에 들어갈 항공 엔진 부품을 제조하는 한화의 핵심 생산 기지다.


이날 만난 네이트 미나미 HAU 사업장장은 “현재 운항하고 있는 거의 모든 민항기에 HAU에서 만든 부품이 들어가 있다”며 “디스크·블레이드·회전축 등 엔진의 회전부에 사용되는 부품부터 엔진 케이스처럼 고정된 부품들, 나아가 엔진 제조용 공구들까지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HAU는 체셔 사업장 외에도 코네티컷주 내 뉴잉턴·글래스톤베리·이스트윈저에도 부품 사업장을 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뉴잉턴 사업장. 뉴잉턴 사업장에서는 항공 엔진 부품 중 디스크·블레이드와 같은 회전체 부품이 생산된다.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 항공 엔진 중심지로 향한 한화

코네티컷주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91번 국도 주변엔 수백 개의 항공 엔진 제조 업체가 밀집해 있다. 미국 항공 엔진 산업의 중심지인 이곳은 ‘항공 앨리(Aerospace Alley)’로 불린다. 세계적인 엔진 제작사 프랫&휘트니(P&W)·제너럴일렉트릭(GE)을 중심으로 수백개의 부품 공급사들이 모여들며 거대한 산업 단지를 형성했다.



2022년 기준 코네티컷 항공 앨리 회사들이 창출한 일자리는 약 1만5500개다. 이 지역 GDP 규모는 66억 달러(약 9조1225억원)에 이른다. 코네티컷 주 정부에 따르면 방산 및 항공 산업이 코네티컷 주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안팎에 달한다. 제시카 테일러 코네티컷 항공부품협회 대표는 “130여개 이상의 엔진 부품 제조사들이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엔진 완제품을 생산하는 P&W의 존재가 산업 생태계 조성에 큰 역할 했다”고 말했다.
코네티컷 항공 앨리. 자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9년 전 세계 항공 엔진 산업의 중심지인 미국 코네티컷으로 향했다. 그해 9월 약 3억 달러(약 4144억8000만원)를 투자해 항공 엔진 부품회사 이닥(EDAC)을 인수하고 HAU를 출범했다. HAU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52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 규모를 확대해 2032년까지 항공 엔진 사업 부문에서 매출 2조9000억원을 달성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한국판 항공앨리 꿈꾸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판 항공 앨리’ 조성을 꿈꾸고 있다. 코네티컷 항공앨리처럼 국내에서 ‘소재-부품-엔진’으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핵심은 독자적으로 항공엔진을 개발하는 것.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2030년대 중후반까지 1만5000파운드급 첨단 항공엔진을 독자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KF-21 보라매 전투기에 탑재된 F414와 같은 수준의 엔진이다.

이 과정에서 경남 창원과 부산 지역의 소재·부품 회사 200여 곳과 협력해 항공 엔진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공 엔진은 전투기뿐만 아니라 민항기와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기술”이라며 “독자 항공엔진을 기반으로 창원 사업장을 대한민국 항공 앨리의 중심지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옥 기자
코네티컷 항공앨리 성공 비결은
코네티컷 항공앨리는 기업·대학·정부 간 협력을 통해 조성됐다. 2014년 코네티컷주 정부는 지역 내 주요 항공 기업의 유출을 막기 위해 항공산업 재투자법을 제정했다. 코네티컷 소재 항공 기업이 1억 달러(약 1381억원)를 재투자하면 대규모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게 골자다. P&W는 해당 법안이 통과되자 주 정부와 약 2년간 협상을 진행했고 2017년 항공 엔진 연구 시설에 5억 달러(약 6909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로버트 레둑 P&W 대표는 “주 정부가 선구안을 갖고 법안을 통과시킨 덕분에 회사는 주요 기능을 코네티컷에 유지할 수 있었고 코네티컷은 고숙련·고임금의 일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폴 라보이(Paul Lavoie) 코네티컷 주 정부 제조업 책임자(Chief Manufacturing Officer).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네티컷 주 정부는 세제 혜택 외에도 일시 운영자금 지원, 전력 지원금 보조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했다. 지난해 일시 운영 자금을 지원받은 회사는 106개에 달한다고 한다. 폴 라이보 코네티컷 주 정부 제조업 책임자(CMO)는 “제조업을 지원하는 9개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며 “100명 이하 소규모 기업에도 최대 25만 달러(약 3억50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토 모레노(Vito Moreno) 코네티컷대학교(University of Connecticut) 교수. 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코네티컷 항공앨리에선 기업과 대학의 교류도 활발하다. 항공 엔진 기업은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인턴십 등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대학과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루즈 야마야 센트럴 코네티컷주립대 교수는 “우리는 여러 기업과 다양한 파트너십을 맺고 함께 커리큘럼을 만든다”며 “이번 여름 한화가 10명의 인턴을 고용하기로 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빅토 모레노 코네티컷대 교수는 “P&W는 엔진 연소, 재료 개발 등 장기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지역 내 대학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학과 기업 간 긴밀한 관계 속에서 훈련된 기술자들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삼권(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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