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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예술 안에서 연기·미술 장르 협업…여러 직업이 오히려 활력소” N잡러 배우 이광기 인터뷰

요즘 한 가지 직업이 아닌 여러 가지 직업이나 일을 하는 N잡러들이 많은데요. 지난 3월 끝난 KBS 2 주말 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에 출연한 배우 이광기도 연예계 대표적인 N잡러입니다. 1985년 KBS 1 드라마 ‘해돋는 언덕’을 통해 데뷔한 그는 2000년 KBS 1 ‘태조 왕건’ 신검 역으로 두각을 나타낸 이후 ‘야인시대’ ‘정도전’ ‘인수대비’ ‘징비록’ 등 대하사극 및 시대극과 ‘가시고기’ ‘민들레 바람되어’ 등 감성연극에서 활약하며 어느덧 데뷔 40주년을 바라보는 중견배우가 됐죠.

강렬하고 울림 가득한 연기로 강렬하게 각인된 배우 이광기의 이름에 이제는 아트디렉터·갤러리스트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습니다. 그가 최근 입지를 굳히고 있는 또 다른 분야가 바로 미술계인데요. 2000년부터 미술품 컬렉터로 활동하며 갤러리 대표이자 대규모 행사와 전시를 기획하고 감독하는 아트디렉터로 나아가, 유튜브 ‘광끼채널’을 운영하며 경매쇼 등 다양한 콘텐트를 선보이는 예술 관련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배우이자 아트디렉터인 이광기를 만나 미술품에 관심을 가진 계기부터 아트디렉터 직업에 대한 궁금증까지 다양한 얘기를 직접 들었다.
이제는 배우보다 아트디렉터·갤러리스트가 본업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이광기의 이야기를 직접 듣기 위해 소중 학생기자단이 경기도 파주에 있는 갤러리 끼를 방문했습니다. 그가 직접 운영하는 갤러리 끼에서는 현재 김성룡 개인전 ‘오감도, 그리오’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데요. 소중 학생기자단을 반갑게 맞은 그가 직접 공간과 전시를 소개했죠. “제 이름 광기의 ‘기’에 악센트 주면 끼잖아요. 또 재능이 있는 사람을 ‘끼가 있다’ 이렇게 표현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갤러리 끼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지금 전시된 김성룡 선생님 작품은 색이 강렬하고 약간 처절해 보이기도 하다 보니 이상 시인의 ‘오감도’하고 좀 비유를 해봤죠.”

이번 전시는 문학과 미술의 경계를 뛰어넘는 시도로 이상의 ‘오감도’와 화가 김성룡의 생동감 넘치는 작품을 통해 시공을 넘나드는 신선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했죠. 그가 “작품 쭉 훑어보니 작가 나이가 얼마쯤 됐을 것 같아요?”라고 묻자 소중 학생기자단이 “40~50대요”라고 답했어요. “작품 색감을 보고 많은 분들이 젊게 보세요. 근데 사실 60이 넘으셨죠. 평생을 인물을 탐구해 오셨던 분이고 굴곡진 사람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들을 본인의 화법으로 시적으로 표현하신 분이에요.”



갤러리 끼에서는 김성룡 개인전 ‘오감도, 그리오’가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부엉이가 그려진 그림을 가리키며 작품 속 인물의 시선이 누구를 가리키고 있는 것 같냐고 물어봤어요. 박서후 학생기자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요”라고 답했죠. “그리고 있는 사람을 볼 수도 있고, 아이 콘택트 하면 나를 바라보는 것 같기도 하죠. 그림 속 아저씨가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상상을 해봐요. 저 아저씨가 나한테 뭐라고 얘기하는 걸까요.” 윤근혜 학생모델이 “할 말이 없으니까 그냥 지나가라고 하는 것 같아요”라고 얘기했죠. “그거 재밌네요. 예술은 정답이 없어요. 내가 상상하기 나름이죠. 제가 보기에는 이 캔버스를 통해서 화려한 세상의 이야기보다는 화려하지 않은 내면의 이야기들을 얘기하고 싶은 것 같아요. 관람객이 봤을 때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하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갤러리 끼에서 현재 전시 중인 김성룡 작가의 작품도 둘러봤다.
제주도에서 작업하는 작가가 화산석을 들고 얼굴을 가린 자화상도 눈에 띄었죠. “자연에 있는 이런 오브제를 발견하고 그냥 지나가지 않고 제주도의 이 풍경들이 그냥 내 삶 속이라고 인지를 시키고 이 작품에다 넣은 거예요.” 볼펜을 이용해 수많은 생각들로 고뇌한 흔적을 머리카락이 얽혀있는 걸로 표현한 작품과 노년의 피카소를 그려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까지 김성룡 작가의 인상적인 작품들을 둘러본 후에 본격적으로 배우이자 아트디렉터·갤러리스트 이광기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습니다.

강렬하고 울림 가득한 연기로 각인된 배우 이광기의 이름에 아트디렉터·갤러리스트라는 수식어가 추가됐다.
근혜: 배우와 갤러리 대표, 아트디렉터까지 여러 직업을 병행할 수 있는 자기만의 스케줄 관리법이 있나요.
저는 연기와 미술이 하나라고 봐요. 작품을 전시하고 기획하고 판매하는 아트디렉터와 갤러리스트의 일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다 협업이죠. 연기도 협업이고 그러다 보니까 서로 다른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예술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다른 장르를 내가 하나 더 한다고 생각해 시간 분배를 하다 보니까 힘들지 않고, 이게 오히려 활력소가 되며 에너지원이 되죠. 또 긍정적인 생각이 힘의 원천이 되는 것 같아요.

서후: 아트디렉터란 직업이 생소한 친구들에게 어떤 직업인지 알려주세요.
요리사가 비빔밥을 만든다면, 밥에 어떤 양념을 하고 어떤 나물들을 넣고 어떻게 사람들 입맛에 맞게 균형감을 맞춰주는 게 중요하겠죠. 그렇게 잘 비벼주는 것이 아트디렉터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똑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내가 어떻게 기획하고 연출하느냐에 따라 다 달라요. 조명을 어떻게 설치하느냐, 그림을 어떻게 설치하느냐 이 모든 게 아트디렉터의 일이죠. 덧붙여 갤러리스트는 그 갤러리가 정말 망하지 않고 잘 운영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해요. 또 좋은 작품들을 고객들에게 권유하는 일을 하죠. 아트디렉터·갤러리스트·컬렉터 이런 모든 사람이 제 역할을 할 때 한국 미술 시장이 발전해 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겠죠.

갤러리 끼를 방문한 소중 학생기자단에게 이광기가 전시 중인 김성룡 작가의 작품을 설명했다.
근혜: 작품을 기획· 선정할 때 아트디렉터로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뭔지 궁금해요.
유니크함이요. 왜냐하면 사람들한테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작품, 본 듯한데 보지 않은 듯한 작품, 그런 작품들을 내가 미술 시장에 소개해서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그리고 놀라움을 줄 수 있을까 즐거움을 줄 수 있을까 그런 걸 고민하고 있죠. 또 전시 공간에 와서 기쁨을 찾아갈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

서후: 미술품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태조 왕건’ 할 때 감독님께서 동양화를 좋아하셨어요. 따라다니며 그림을 보는데, 그 순간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림도 많이 보러 다니고,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작품을 찾아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는데, 그림을 볼 때 되게 행복했어요. 어렸을 때 아버님이 고물상을 하셔서 이런저런 걸 수집하셨는데 그 컬렉터 기질이 나에게도 숨어 있나 생각했죠. 2010년 아이티에 대지진이 나서 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지진으로 학교가 다 무너져 배움의 기회가 사라진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건립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돈이 필요한데 미술 작가들이 도와줘서 한 10여 년 동안 나눔 전시를 하고 자선 경매를 해서 결국 학교 3개가 만들어졌어요. 내가 좋아하는 미술품들로 인해 학교가 만들어지는 게 너무 행복했어요. 그렇게 즐겁게 일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 갤러리 관장이 됐고 아트디렉터가 된 거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까 나의 일이 된 거죠.

배우이자 아트디렉터 이광기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미술품에 관심을 가진 계기부터 아트디렉터 직업에 대한 궁금증까지 다양한 얘기를 직접 들었다.
서후: 배우로서의 경험이 아트디렉터 겸 갤러리스트 일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요.
연기자로 오래 살다 보니 감정이 예민한데 아트디렉터와 갤러리스트 일에 감성적인 면이 도움된다고 보고요. 한국의 대중 예술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인정받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고, 그 발전하는 과정을 저 스스로 보고 자랐잖아요. 미술계에 들어와 보니 약간 고전적이고 보수적 성향이 많아요. 이걸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대중들과 교집합 될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해요. 처음에는 파격적으로도 가보려고 했는데 그러다 보니까 기존에 있는 고전적이고 보수적인 예술 시장과 부딪히는 것들이 또 생기더라고요. 미술계의 보수와 고전도 분명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나도 뭔가 도움이 되고 그들도 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걸 하려고 하죠. 대중매체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잘 믹스해서 조금 더 사람들에게 보편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근혜: 연기자로서, 또 아트디렉터로서 자신을 표현할 때 언제 더 행복함을 느끼나요.
둘 다 행복한 데 조금 다른 점은 있죠. 배우는 사실 내가 하고 싶다고 해서 연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연출자가 나를 선택했을 때 출연할 수 있죠. 출연해서 내가 최선을 다하고 만족할 만한 연기가 나왔을 때 엔돌핀이 확 돌아요. 전시 기획은 철저하게 제 중심으로 제가 기획을 해야 하죠. 드라마로 따지면 제가 연출자인 거예요. 작가들은 배우인 거고요. 그러니까 이 공간과 잘 어울릴 만한 주연 배우를 찾아야 하는 거죠. 배우로서도 행복하지만 아트디렉터를 하며 감독의 역할, 배우의 역할을 함께하다 보니까 제가 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연기할 때도 감독의 입장에서 대본을 분석하게 되고, 그래서 더 스펙트럼이 넓어지며 연기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강렬하고 울림 가득한 연기로 각인된 배우 이광기의 이름에 아트디렉터·갤러리스트라는 수식어가 추가됐다.
서후: 아트디렉터 겸 갤러리 대표로 활동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유튜브 광끼채널을 운영하며 미술품 구매방법을 알려주고, 경매쇼를 열어 신진작가나 재조명이 필요한 작가를 소개하는데요. 그림 하면 다들 나하고는 멀다고 생각을 하잖아요. 어떤 분이 갤러리 문턱이 높다 생각했는데 온라인에서 친근한 사람이 소개해주니 직접 컬렉션까지 하게 됐다며 감사하다고 연락한 적 있어요. 그런 걸 보면 너무 뿌듯하죠.

근혜:요즘 사람들이 미술품 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미술품 투자라는 말보다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라고 얘기하고 싶고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돌아가시면서 컬렉션 했던 것들을 기증하며 국민들이 관람할 수 있게 됐는데 그런 것들이 선순환이라고 봐요. 그게 정말 돈보다도 더 값어치 있는 투자죠. 처음에는 내가 좋아서 컬렉션한 것을 많은 사람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때 그 가치가 더 높다고 봐요.

근혜: 어린이들도 컬렉터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럼요. 작은 소품,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작품은 저렴한 가격도 많거든요. 내가 봤을 때 우리 집에 저걸 걸어 놓으면 행복할 것 같다 그런 작품을 사는 거예요. 용돈을 모아서 저렴한 작품부터 구입하면 되죠.

서후: 어떻게 하면 아트디렉터로 소질을 기를 수 있을까요.
지금은 미술 관련 공부를 하는 것보다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계속 찾아보고 관람하는 게 중요해요. 그러다 보면 보는 눈이 높아져요. 여러분이 보면 좋을 만한 전시가 인터넷에 검색하면 많이 나와요. 현재 서울에서 세계적인 작가 뭉크 전시회도 하고 있잖아요. 원래 그런 작품을 보려면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가야 하는데 얼마나 좋은 기회예요. 그런 전시들을 많이 보는 게 좋아요.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이광기가 운영하는 갤러리 끼를 방문한 윤근혜(왼쪽) 학생모델·박서후 학생기자가 아트디렉터에 대한 궁금한 점도 해결하고, 현재 전시 중인 김성룡 작가의 작품도 둘러봤다.

유명 배우에서 아트디렉터 겸 갤러리 대표로 거듭난 이광기 관장님이 운영하는 갤러리를 방문했어요. 강렬한 색채의 인상적인 작품들이 저를 놀라게 했죠. 이광기 관장님이 여러 가지 설명을 해 주셨는데, 그림은 단순히 벽을 채우는 장식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미술 작품은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고 공간 분위기를 조성하며, 심지어 우리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트디렉터와 갤러리스트 직업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되었어요. 앞으로 더욱 다양한 예술 작품들을 감상하고, 예술의 힘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 박서후(서울 일원초 5) 학생기자

갤러리 끼에 가서 김성용 작가님의 강렬한 색깔의 작품들을 보며 아트디렉터가 되신 배우 이광기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 좋았어요. 보통 한 가지도 제대로 하기 힘든데 연기자, 아트디렉터, 갤러리 대표 등 다양한 직업을 소화한 이광기 선생님이 대단하신 거 같았어요. 저도 연기자의 꿈을 가지고 있어 이번 취재가 더욱 뜻깊었는데, 다양한 일에 도전하는 열정을 보며 저도 제 꿈을 위해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내가 행복한 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 윤근혜(서울 이문초 4) 학생모델

동행취재= 박서후(서울 일원초 5) 학생기자· 윤근혜(서울 이문초 4) 학생모델



한은정(han.eu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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