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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 "업무상 질병 산재신청 크게 늘어…전담국 신설"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근로복지공단 제공
1964년 한국 최초의 사회보험인 산업재해보험(산재보험)이 탄생한 이후 60년이 흘렀다. 30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수급자 수 9470명, 보상금액 2억원으로 시작한 산재보험은 2023년 기준 40만명에 7조3000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산재보험을 총괄하는 박종길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급격히 늘어난 업무상 질병 산재 신청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공단의 절대절명 지상과제”라고 말했다. 산재보험의 중요성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최근 산재 신청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처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전체 산재신청 건수는 2017년 9만8093건에서 지난해 16만2947건으로 66.1% 늘었다. 특히 소음성 난청, 근골격계 등 ‘업무상 질병’은 같은 기간 1만1674건에서 3만1666건으로 171.3% 급증했다.
박경민 기자
이에 박 이사장은 ‘업무상 질병국’ 조직을 신설해 업무 효율화를 꾀할 계획이다. 그는 “부상과 달리 업무상 질병은 역학조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처리 기간이 늦어지고 있다”며 “신속하면서도 공정한 처리를 위해 전담국을 설치해 물적 인적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단 퇴직 직원들의 전문성을 다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박 이사장은 “이미 건강보험공단에도 퇴직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업무 관련성 조사 업무에 특화된 분들을 프리랜서처럼 활용할 수 있으면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외에도 공단이 운영하는 산재 병원뿐만 아니라 적정한 요건을 갖춘 민간병원에 아웃소싱을 주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업무상 질병을 표준화하고 자동화하는 등 처리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이사장은 지금의 산재보험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건강보험 등 다른 사회보험과 필연적으로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서다. 박 이사장은 “예를 들어 업무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질병에 대해 건강보험과 분업과 협업을 추진해야 하고, 고용보험의 경우엔 휴업급여와 실업급여를 연계하는 등 다양한 개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경민 기자
사각지대 해소도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부터 전속성 요건 폐지로 택배기사·퀵서비스·대리운전기사 등 특수형태근로(특고)ㆍ플랫폼 종사자까지 대상에 들어오면서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영세자영업자나 300인 미만 중소기업 사업주도 희망에 따라 본인 부담으로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박 이사장은 “일부 특고종사자는 여전히 가입이 안 돼 있고, 자영업자나 일부 사용자의 경우에도 임의 가입 형식으로 돼 있다”며 “산재보험 대상을 일하는 모든 사람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위 급여 신청 등 불법행위도 엄단한다. 박 이사장은 본인이 직접 단장을 맡고 7개 권역별 지역본부장이 팀장을 맡는 ‘부정수급 근절 특별TF’를 무기한 가동하고 있다. 그는 “산재에 해당하지 않는데 자해해서 속이거나, 치료를 받을 동안 일을 하면서 휴업급여를 받거나, 브로커를 통해 허위로 장해등급을 받는 사례 등을 적발하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다”며 “근로자뿐만 아니라 산재 신고를 하지 않거나 근로계약을 해야 하는데도 도급계약을 맺는 등 사업자 부당 사례도 함께 적발했다”고 밝혔다. TF 단속 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뿐만 아니라 퇴직연금사업, 체불임금지원사업, 생계비 융자, 공공직장어린이집, 근로자 휴양콘도 운영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푸른씨앗’으로 불리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사업은 2022년 9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해 지난해 기준 수익률 7%를 기록했다. 사업장에서 납부한 적립금을 공단이 기금화해 전문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보장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준정부 기관 중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보험을 포함해 14가지의 다양하고 어려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최근 산재보험 60주년을 맞아 ‘일터에 안심, 생활에 안정, 일하는 모든 사람의 행복파트너’라는 내용을 담은 희망비전 2030을 전 직원과 함께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어 “산재보험이 단순한 손해보험 역할을 넘어서서, 노동력을 상실한 근로자들이 빨리 치유받고 재활해서 노동시장에 복귀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상현(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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