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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풍력 에너지저장장치 화재 다시 늘었다…2년 만에 6배

2018년 6월15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 태양광발전시설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진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기의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 화재 건수가 다시 늘고 있어 정부가 골머리를 앓는다. 탄소 감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ESS 화재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ESS 화재 건수는 13건으로 전년(8건)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2년 전(2건)과 비교하면 6배 넘게 증가했다. 한창 ESS 화재 문제가 불거졌던 2018년(16건)과 2019년(11건)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기를 설치하면 리튬이온 2차전지 등이 중심인 ESS도 같이 놔야 한다. 기후 변화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들쭉날쭉한 재생에너지 발전기의 단점을 보완할 목적이다. 그런데 ESS는 화재 위험성을 안고 있어 문제다.

ESS 화재는 2017년 8월 전북 고창군 풍력발전기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후 2019년까지 유사 사고가 이어지자 산업부는 주요 원인이 배터리 과충전에 있는 것으로 보고 2020년 ESS의 충전율을 옥내 80%, 옥외 90%로 제한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그 덕분에 연간 ESS 화재 건수는 2020년과 2021년 모두 각각 2건으로 감소했다.
김영옥 기자



하지만 충전율을 일률적으로 낮추는 조치는 재생에너지 발전의 효율 저하와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고 반발을 불렀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산업부는 2022년 주로 ESS 가동 초기에만 충전율을 낮추는 쪽으로 절충안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배터리 공급사가 10년 동안 100㎿ 충전을 보증할 경우 10년 후 성능 저하를 고려해 설계용량을 120~130㎿로 높게 만드는데, 100㎿ 이하로만 충전하도록 하는 게 현 제도다. 그럼 초기 충전율 상한은 75~85% 수준이었다가 갈수록 성능 저하에 따라 충전율이 올라가게 된다. 가동 초기 충전율을 타깃으로 한 이유는 ESS 화재의 대부분이 가동 초기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이처럼 관리망을 손보자 다시 화재 발생 건수가 늘어나는 모양새라 산업부는 난감해하고 있다. 다만 산업부는 “갈수록 재생에너지 발전기가 확대되고 덩달아 ESS도 많아지는 만큼 절대적인 화재 발생 건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면이 있다”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에서 “재생에너지를 3배 확대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황윤길 산업부 에너지안전과장은 “과거 같으면 화재 건수로 잡히지 않았을 경미한 이상 징후도 지난해 도입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ESS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119 신고로 이어져 건수가 과다 집계됐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덕분에 초기 진압 확률이 높아져 남김없이 다 타버리는 비율 전소율(全燒率)은 2022년까지 92.5%였다가 지난해 33.3%로 급격히 낮아졌다는 설명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화재 건수는 8건에서 13건으로 늘었지만, 전소율이 크게 낮아진 덕분에 피해액은 448억원에서 127억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절대적인 화재 건수도 최소화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정부의 관리 노력뿐만 아니라 제조업체에선 전고체 배터리 등 화재 위험이 낮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력을 높여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리튬을 원료로 하는 배터리는 지난 24일 경기 화성시 리튬 1차전지 공장 화재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한 번 불이 나면 진화가 어렵고 대규모 피해를 내는 등의 위험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민중(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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