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깨친’ 자와 ‘깨우친’ 자
건강관리, 시험공부 등등…. 해야만 한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실행에 나서긴 정말 어렵다는 걸 느낄 때가 많다. 스스로 깨닫기 전까지는 남이 아무리 좋은 조언을 해 줘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위 글에서 “스스로 깨우쳐야 한다”는 표현엔 어폐가 있다. ‘스스로’라는 단어와 ‘깨우치다’는 단어가 서로 호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깨우치다’는 ‘깨치다’의 어근에 사동 접사인 ‘-우-’를 붙인 사동사로, ‘깨달아 알게 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동사는 문장의 주체가 자기 스스로 행하지 않고 남에게 그 행동이나 동작을 하게 만드는 것을 나타내는 동사다. 그러므로 ‘깨우치다’는 스스로 깨닫는 것이 아니라 남을 깨닫게 해 주는 걸 의미한다. “나는 동생의 잘못을 깨우쳐 주었다” “이 책은 참된 사랑의 의미를 깨우쳐 주었다” 등처럼 쓸 수 있다.
스스로 깨닫는다는 걸 표현할 땐 ‘깨우치다’가 아닌 ‘깨치다’를 써야 한다. ‘깨치다’는 ‘일의 이치 등을 깨달아 알다’라는 뜻이다. “그 아이는 다섯 살에 한글을 깨쳤다” “수학의 원리를 깨치고 나니 성적이 쑥 올라갔다” 등과 같이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위 예문은 “스스로 깨쳐야 한다”고 고쳐야 바른 표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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