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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이란대선] 요동치는 중동정세, D-1 이란의 선택은

후보 5인 중 보수 갈리바프·잘릴리, 개혁 페제시키안 3파전 양상 강경파 표 결집 여부, 투표율 등에 따라 결선투표 가능성도 고개 민생고·경제난 속 이란 민심 향방 주목…국제사회도 주시

[현장@이란대선] 요동치는 중동정세, D-1 이란의 선택은
후보 5인 중 보수 갈리바프·잘릴리, 개혁 페제시키안 3파전 양상
강경파 표 결집 여부, 투표율 등에 따라 결선투표 가능성도 고개
민생고·경제난 속 이란 민심 향방 주목…국제사회도 주시

(테헤란=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숨지며 치러지게 된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가 27일(현지시간)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란으로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계자로 꼽혀온 라이시가 사망했다는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새 리더십을 세워 안정을 도모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18년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파기에 따른 서방의 제재와 코로나 팬데믹 등의 여파로 민생고와 경제난에 처한 이란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려 있다.
이란의 경우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최종 의사결정권을 갖는 통치 구조이긴 하지만, 이번 대통령 보궐 선거 결과는 이란의 오랜 숙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8개월 넘도록 이어온 가자지구 전쟁,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논의의 향배 등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다.
반서방 강경 보수파가 의회의 압도적 과반을 차지했으나 투표율은 41%로 최저치로 추락했던 지난 3월 총선 이후 3개월여만에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도 관건으로 꼽힌다.
전날로 공식 선거운동이 마무리된 이번 이란 대선은 후보 5명 중 아직까지도 압도적 우위를 점한 인물이 부상하지 않은 가운데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먼저 보수진영에서는 대표적인 강경파 정치인 모하메드 바게르 갈리바프(63) 마즐리스(의회) 의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군 조종사 출신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공군 사령관과 경찰청장을 역임한 그는 2005년 수도 테헤란 시의회에서 시장으로 선출돼 2017년까지 재임하는 동안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으나 정작 대선에서는 3차례 고배를 마셨다.
가장 최근에 출마한 2017년 대선 때는 라이시를 위해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측근이자 '충성파'로 분류되는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도 출마했다.2007년과 2013년 이란 핵협상 대표와 외무차관을 역임한 외교통이다.

유일한 중도·개혁 후보 마수드 페제시키안(70) 의원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심장외괴의 출신이라는 이색 경력 소유자인 그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경제제재 상황 개선, 여성에 대한 히잡 착용 단속 완화 등 언급으로 청년 및 개혁 성향 유권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밖에 4선 의원 출신의 알리레자 자카니(58) 테헤란 시장, 내무장관과 법무장관을 거치며 행정 경험을 쌓은 정치인 무스타파 푸르모하마디(64)도 출사표를 던졌다.
갈리바프와 잘릴리 두 명이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수 표심을 양분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페제시키안이 기대 밖 선전을 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 9일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최종 후보자를 승인했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당시만 해도 페제시키안은 청년층을 투표장에 끌어들여 대내외적으로 선거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는 카드 정도로 평가됐으나, 보수표 분산으로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그의 결선 진출 가능성까지 일부 제기되고 있다.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결선 사례는 지난 2005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전날 가장 갈리바프는 최대 3만명 수용이 가능한 샤히드 시루디 종합운동장 연설 현장을 지지자로 가득 채운 가운데"순교한 라이시 전 대통령의 길을 따라가 미완의 과업을 완수하겠다"고 외쳤다.
이날 직접 찾은 연설장에는 실제로 "갈리바프야말로 이슬람혁명 가치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외치는 열성 지지자들이 다수였다.
다만 캠프가 동원한 것으로 보이는 참석자도 일부 눈에 띄었다. 화려한 전통의상 차림의 한 여성은 "갈리바프가 좋은 사람이라고 들었다"며 그에게 투표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사실 오늘 무슨 행사인지 모르고 불려나왔다"고 했다.

전날 테헤란 헤이다르니아 체육관 앞에서 만난 한 여성은 "현실적으로 페제시키안이 이길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믿고 투표장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예정됐던 페제시키안 연설이 불명확한 이유로 취소됐지만 대학생 알리레자(22)는 "이 상황이 실망스럽기보다는 기쁘게 받아들여진다"면서 투표를 포기하고 있던 지인들을 투표장으로 끌고가는 계기로 만들겠다며 지지층 결집을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아직까지 보수 진영에서 의미있는 움직임이 수면 위로 부상하지는 않은 가운데 보수진영이 갈리바프와 잘릴리 중 1명으로 표를 결집시킬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날 상대 진영 캠프 주변에서 잘릴리가 자진사퇴를 전격 선언할 수 있다는 말이 돌기도 했지만 아직 표면화된 상황은 없고, 자카니 시장은 2021년 대선 때 라이시 지지를 선언하며 후보직을 내려놓은 일을 거론하며 "이번에는 그만두지 않는다"고 완주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밤 마지막 선거운동이 끝난 후 보수 성향 후보 중 하나였던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하셰미 부통령이 "혁명세력의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전을 그만두기로 했다"고 중도 하차했다.
하셰미 부통령은 선거전 내내 큰 주목을 끌지 못했던 군소후보였다는 점에서 그의 사퇴 자체만으로는 선거 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지만, 다른 보수 후보들의 추가 사퇴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투표는 오는 28일 오전 8시 시작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는 상위 2명을 놓고 내달 5일 결선이 치러진다.
d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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