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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떨어진 원화 값 1400원 눈 앞…부진한 유럽‧中 경제에 ‘新 달러패권’ 확산

원화 가치가 속절없이 떨어지고 있다. 외환당국 대응에 달러 대비 원화 값 하락 폭이 다소 누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장 중 한때 1390원 밑까지 떨어지면서(환율은 상승) 1400원대를 위협했다. 미국과 비(非)미국 국가들의 ‘경제 체력’ 격차가 새로운 달러패권 시대를 열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퍼 달러’에 원화 환율 1400원, 엔화 160엔 목전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전 거래일 대비 0.7원 떨어진 1389원에 장을 마쳤다. 원화 값은 장 초반부터 하락세를 이어가 한때 1393원까지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후 하락 폭이 줄면서 1390원 바로 직전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원화 가치 하락 폭은 특히 최근 들어 더 가파르다. 지난달 한때 1340원대까지 올라갔었던 달러 대비 원화 값은 약 한 달 사이 약 40원 가까운 낙폭을 보이며 14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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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약세의 가장 결정적 배경은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조기 금리 인하 분위기다. 캐나다를 시작으로 최근 유로존과 스위스가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렸고, 영국도 8월 인하가 유력하다. 조기 금리 인하로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금리 격차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에 최근 달러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갔다.

원화뿐 아니다. 달러 가치 상승에 일본 엔화도 약세를 보이자, 일본 재정 당국은 ‘24시간 시장 개입’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달러당 엔화 가치가 159엔대까지 떨어지자,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면서 필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주요국 GDP 전망 1% 미만…美와 3~5배 격차
이러한 달러 강세는 비(非)미국 국가들의 조기 금리 인하뿐 아니라 기초 경제 체력의 차이가 반영된 구조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럽과 중국 등 미국 외 주요 경제 대국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기 둔화를 겪고 있다. 이에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미국과 차이가 벌어지자 이런 격차가 환율에도 반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0.7원 오른 1,389.0원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실제 유럽의 주요 경제 강국들은 최근 경기 둔화를 넘어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한 고물가와 주요 교역국인 중국 경제 부진에 결정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전년 대비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변화율은 유로존(0.8%)·독일(0.2%)·프랑스(0.7%)·이탈리아(0.7%) 모두 1% 미만이었다. 올해 2.7% GDP 상승이 예상되는 미국과 3~5배가 넘는 격차다.

유로존 20개국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종합 구매관리자 지수(PMI)도 이달 50.8을 기록하면서 전월(52.2)보다 1.4포인트 급락했다. 특히 제조업 PMI는 45.6을 기록하면서 예상치(47.9)를 하회 했을 뿐 아니라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中 경제도 부동산 중심 부진 이어가
중국도 지난 1분기 GDP가 5.3% 깜짝 증가세를 보이며 경제 반등의 조짐을 보이지만 아직은 예전의 위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각종 경기 부양책으로 소비는 다소 살아나고 있지만, 부동산을 중심으로 투자와 생산 지표 둔화는 여전해서다.
2023년 8월18일 톈진시 스카이라인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6%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6%)를 하회했다. 제조업 PMI 지수도 지난달 49.5를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처음 50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투자는 지난 1~5월 전년 대비 10.1% 하락하며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강달러 뉴노멀 되나…“신중한 통화정책 필요”
미국 경제의 나 홀로 독주가 지금처럼 굳어지면, 결국 과거보다 높은 달러 가치를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환율에 민감한 한국은 달러 강세로 인해 자본 유출과 수입 물가 상승의 이중고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금리 인하 시점도 늦어서 내수 회복에 걸림돌이 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금리 정책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쏠리는 가운데 반도체나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의 생산 시설까지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경제 독주 체제가 구축되고 있다”면서 “미국 나 홀로 성장이 계속되면 지금보다 원화 값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신중한 통화정책을 한국은행이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준(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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