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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교 문 닫는데…강남구는 초등학생 '순유입' 전국 1위

지난 14일 밤 10시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김경록 기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초등학생 의대반을 운영하는 한 학원 대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대치동으로 이사를 오겠다는 상담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학원 선택이나 진도에 관한 컨설팅을 원한다면서 “인근 지역에서 대치동 학원가로 자녀를 ‘라이딩’(등·하원)하던 학부모들이 아예 강남으로 이사를 오겠다며 문의를 한다”고 했다.

강남, 초등학생 순유입 ‘전국 1위’…“공부 뒤처질까 봐”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 의대 진학을 홍보하는 학원 간판이 세워져 있다. 뉴스1
저출생 기조 속에서도 초등학생의 ‘강남 쏠림’ 현상은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종로학원이 최근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전국 6299개 초등학교의 2023년 전·출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강남구의 지난해 초등학생 ‘순유입’ 규모는 2199명으로 전국 시군구 중 1위로 집계됐다. 순유입은 초등학교에 ‘전입’한 학생 수에서, 전학으로 빠져나간 ‘전출’을 빼 계산한다. 이 규모가 2000명을 넘은 곳은 전국에서 강남구가 유일하다.

서울 강남구 초등학생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특히 컸다. 1년 전인 2022년(1026명)보다도 2배로 늘었고, 지난 10년(2013년~2022년)간 순유입이 2000명을 넘었던 적이 없다. 서울 내 2위인 양천구(685명)와도 약 3.2배 차이다.

김경진 기자
반면 서울 전체로는 순유출 739명(전입 1만 8914명, 전출 1만 9653명)을 기록했다. 저출생과 인구 유출의 여파로 서울 일부 자치구에서는 문을 닫는 초등학교가 생기고 있지만, ‘사교육 특구’인 강남에는 더 많은 학생이 몰린 것이다. 최영득 대치명인 고입컨설팅총괄 소장은 “똑같은 프랜차이즈 학원이라도 서울과 비수도권, 서울 내에서도 대치는 다르다는 게 학부모의 이야기”라며 “초등학교 때 학습 격차가 중·고등으로 올라갈수록 더 벌어질 것을 걱정하면서 상담하는 사례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강남구에 이어 ▶인천 서구(1929명) ▶경기 양주시(1214명) ▶경기 화성시(775명) ▶대구 수성구(757명) ▶인천 연수구(748명) ▶충남 아산시(695명) ▶서울 양천구(685명) ▶경기 과천시(456명) ▶서울 서초구(423명) 순으로 순유입이 많았다. 이 중 강남구·양천구와 대구 수성구는 교육열이 높아 이른바 ‘사교육 특구’로 꼽히는 곳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초등학생 전·출입은 신도시 개발 등 부동산 요인이 많지만, 교육 인프라에 대한 기대심리도 크게 작용한다”며 “2028학년도부터 내신이 현행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면서 상대적으로 수능 중요도가 커지는 것도 교육 특구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인재 ‘입결’ 나오면 지방 유학 본격화할 것”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학원에서 학부모 설명회를 하고 있다. 이 학원 관계자는 ″대치는 의대를 준비하는 초등생이 이미 많은 동네였는데도, 의대 증원 여파로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학원 제공
당장 내년도 입시부터 의대 지역인재 정원 늘어나는 점도 변수다. 내년도 의대 지역인재 선발 규모는 올해보다 약 1.8배(1025→1915명)로 늘어난다. 2028학년도부터는 중학교까지 해당 지역에서 나와야 지역인재 지원 자격이 생긴다. 초등학생의 ‘조기 지방 유학’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충청권은 지역인재 증가율이 172.9%(170명→464명)로 비수도권 중 가장 크고, 서울과 가깝다는 이점 때문에 지역인재 수혜지로 꼽힌다. 충청권은 지난해 지방 6개 권역(충청·대구경북·호남·강원·제주·부울경) 중 유일하게 순유입(237명)이 발생했다.

임 대표는 “지방권에서는 의대 지역인재 전형에 유리하고 교육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지역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의대 입시 결과에서 지역별 유불리가 확인되면 초등학생들의 중학교 진학 경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서지원(seo.jiw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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