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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한 끝 차이’는 없다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나 팀의 경기를 보며 마음을 졸여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응원하는 팀이 이길 듯 말 듯 애태우다 질 때가 있다. 이럴 때 “한 끗 차이로 져서 너무 아쉽다”고 말하곤 한다. 이처럼 ‘한 끗 차이’는 아슬아슬한 차이를 나타낼 때 관용적으로 쓰이는 말이다. 그런데 이를 막상 글로 적으면 ‘한 끝 차이’로 쓰는 사람이 많다.
 
‘한 끗 차이’를 ‘한 끝 차이’로 잘못 적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끗’이라는 단어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거나 ‘끗’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 생각된다.
 
‘끗’은 화투나 투전과 같은 노름 등에서 셈을 치는 점수를 나타내는 단위를 뜻한다. 즉 ‘끗’은 화투를 친 뒤 점수를 계산할 때 ‘한 끗, 두 끗, 세 끗…’과 같이 셈을 하기 위한 단위라 할 수 있다. ‘끗’이 점수를 세는 단위이므로 ‘한 끗 차이’는 승부를 가르는 점수 차이가 단 1점밖에 나지 않는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매우 아쉬운 상황이나 아주 적은 차이를 나타낼 때 습관적으로 ‘한 끗 차이’라는 말을 쓰게 된 것이다.
 
비슷한 현상은 “끗발 좋다”는 표현에서도 나타난다. “끗발 좋다” 대신 “끝발 좋다”고 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이 역시 ‘끗’과 ‘끝’을 구분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 할 수 있다. ‘끗발’은 노름 등에서 좋은 끗수가 잇따라 나오는 기세를 의미한다.  “그는 끗발이 대단하다” 등에서와 같이 ‘끗발’은 아주 당당한 권세나 기세로 의미가 확장돼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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