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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쿠팡만 모르는 소비자 마음

박수련 산업부장
“공정위가 쿠팡의 로켓배송 상품 추천을 금지한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로켓배송 서비스는 불가능합니다.”

지난 1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받은 직후 쿠팡은 이런 입장을 냈다. 20일로 예정된 부산첨단물류센터 기공식도 취소했다. 여론은 싸늘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빌미로 소비자들을 협박하는 듯해 불쾌했다는 반응이 다수다. 그렇다고 쿠팡을 당장 탈퇴하는 유료회원들이 많지는 않아 보인다. ‘지금은 내가 아쉬워서 쓰긴 쓴다만, 로켓배송 중단하면 나도 안 쓴다’ 하고 참을 뿐이다.

쿠팡의 로켓배송 차량. [연합뉴스]
소비자 눈에 어떻게 비칠지 쿠팡이 몰라서 이랬을까? 대규모의 법무·대관·홍보 조직을 거느린 쿠팡이 설마? 정부가 중국 커머스를 겨냥해 KC인증을 강제하려다 여론 역풍을 맞은 걸 이번에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소비자들은 이참에 쿠팡이 더이상은 소비자 마음을 사려고 애쓸 의지가 없다는 걸 실감했다.

정부의 행정 조치가 부당한 경우에 기업은 적극 반박하고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게 맞다. 이번에 공정위가 문제 삼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자체 브랜드(PB) 상품 진열의 문제는 어디까지가 불법인지 법정에서 따져볼 여지도 있다. 그러라고 행정 소송이 있다.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처분이 행정소송 과정에서 무효로 뒤집힌 경우도 최근에 여럿 있었다.



그런 절차를 두고도,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각오하라’는 메시지를 내는 쿠팡에서 ‘로켓배송 없이 이 나라가 굴러갈 줄 아느냐?’는 오만이 보인다. 유료 멤버십 가격을 한 번에 58% 인상할 때도 쿠팡의 속도에 길든 유료회원 1400만은 떠나지 않을 거란 자신감이 보이기는 했다. 그런데 이번엔 너무 나갔다. 마키아밸리즘이 디지털 시장에서 구현된다면 쿠팡이겠다는 인상만 남겼다. 소비자들의 애정이 아니라 필요나 공포를 통해 소비자와의 관계를 유지하겠단 게 아니고서야.

하루 이틀 사업한 쿠팡이 아니니 계산도 잘해야 한다. 한국에서 쿠팡이 투자와 로켓배송을 멈춘다면 아쉬운 건 누구일까. 쿠팡 로켓배송이 주춤할 새를 노리는 유통 기업들은 국내에도, 중국에도 많다.

반면, 쿠팡은 한국 말고 해외에선 아직 규모 있게 키운 사업이 없다. 모기업 쿠팡Inc가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사라지만, 쿠팡은 한국에서 매출(2023년 243억8300만 달러, 18일 기준 33조6800억원)의 대부분을 올리는 로컬 기업이다. 믿을 건 한국 시장뿐인 쿠팡이 밉상 기업으로 자리를 굳히고 싶진 않을 거다. 한국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쿠팡 경영진의 인식을 되돌아볼 때다. 소비자 마음은 언제나 움직이는 거니까.





박수련(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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