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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총선 D-14…총성 없는 득표 전쟁 돌입

극우 국민전선 vs 좌파 신민중전선 vs 여당 앙상블 대결 시민들 "투표하겠다" 다짐…정당 이합집산에 "선택 쉽지 않아"

佛 총선 D-14…총성 없는 득표 전쟁 돌입
극우 국민전선 vs 좌파 신민중전선 vs 여당 앙상블 대결
시민들 "투표하겠다" 다짐…정당 이합집산에 "선택 쉽지 않아"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정치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2주간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17일(현지시간) 각 정당이나 연합체는 총선에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유권자 확보 경쟁에 나섰다.
전날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만큼 아직 선거 벽보가 거리에 나붙진 않았으나 소셜네트워크(SNS)에서는 각 당 후보자의 온라인 포스터가 시시각각 게시됐다.
현재 지지율 조사 1위를 달리는 극우 국민연합(RN) 후보들은 "국민통합의 정부를 위해"라는 구호와 함께 "바르델라 총리"라는 해시태그를 붙인 포스터를 자신들의 SNS에 게시했다.


RN이 총선에서 1당 지위를 차지해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를 총리실로 보내자는 염원을 담았다.
일부 후보는 자신의 얼굴보다 당의 상징이 된 바르델라 대표와 RN과 연대를 결정한 에리크 시오티 공화당 대표의 얼굴을 가운데에 큼지막하게 배치하기도 했다. 바르델라 대표의 인지도에 묻어간다는 전략이다.
RN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좌파 4개 정당의 연합체 신민중전선(NFP) 후보들은 주로 "극우에 반대해 뭉치자"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RN과 NFP에 맞서 힘든 방어전을 펼쳐야 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과 그 연대 세력인 앙상블(Ensemble)은 "공화국을 위해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고 나섰다.
일부 앙상블의 포스터엔 시오티 공화당 대표, 바르델라 RN 대표의 사진과 함께 "도와달라. RN이 오고 있다"며 극우 집권 가능성을 경고하는 문구가 들어가기도 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답게 이날 각 정당의 주요 인사들은 라디오와 TV 뉴스에 출연해 상대 당을 향한 공세와 공약 알리기에 열을 올렸다.
RN의 세바스티앙 슈뉘 대변인은 프랑스 앵테르에 출연해 RN의 집권에 대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며 반대 진영들이 "거짓 공포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RN의 장 필립 탕귀 의원은 BFM TV에 나와 RN이 집권하게 되면 올림픽이 지난 후인 올가을 마크롱 대통령의 연금 개혁을 폐지하겠다며 이에 분노했던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NFP는 서민을 위한 복지 증대를 강조했다. NFP의 중축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마누엘 봉파르 의원은 프랑스앵포에서 "공공 지출을 더 늘려야 하고, 그러려면 세수를 늘려야 한다"면서 초고소득자에 대한 세금 부과와 부유세 도입을 주장했다.

집권 여당의 선거 운동을 총책임진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양 진영을 모두 저격했다.
그는 RTL 라디오에서 "여러분에겐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이끄는 동맹과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극우 RN 동맹, 그리고 극우나 극좌의 승리를 막을 수 있는 앙상블"이라며 양극단에 반대하는 중도층의 표 결집을 촉구했다.
아탈 총리는 이어 "양 진영 모두 자금 마련 책도 없이 수천억 유로에 달하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는 이들처럼 실현 불가능한 것들을 약속하지 않는다"며 책임 정치를 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정치권에선 전날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의 "극단주의 반대" 발언도 주요 이슈로 거론됐다.
RN의 슈뉘 대변인은 같은 라디오에서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행운과 영광을 가졌다면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며 "나는 현실과 동떨어진 사람들이 프랑스 국민에게 투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교하는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음바페를 저격했다.
반면 아멜리 우데아 카스테라 스포츠부 장관은 센강 개막식 리허설이 끝난 뒤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그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극단주의에 반대하는 모범을 보였다"고 평가했고, 공화당 출신으로 마크롱 내각에 입각한 라시다 다티 문화부 장관도 "그의 발언은 차분하고 균형 잡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이라는 충격적인 결정에 이어 극우의 집권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프랑스 시민들은 각자의 이유로 이번 선거에 꼭 투표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아버지 대부터 사회당원이었다는 조세프(74)씨는 "지금은 RN이 조금 앞서 있지만, 남은 기간 이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며 "2차 투표에 RN과 NFP 후보가 함께 올라가면 승산이 있다"고 기대했다.
집권 여당 지지자인 약사 리차드(35)씨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가치는 다양성과 관용"이라며 "프랑스와 유럽 시민으로서 우리는 극단주의자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투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당 간 이합집산이 심해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고민 중이라는 시민들도 있었다.
수잔(74)씨는 "우리는 지금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 다양한 정치 집단이 해체되는 과정에 있다"며 "후보자들의 공약을 살펴봐야 할 텐데, 어느 쪽이든 선택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마리루(27)씨는 "결과가 어떻든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며 "우리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니 투표는 무조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리차드(41)씨는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새 인물들이 등장하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그는 "RN이 집권하더라도 프랑스 국민의 의견을 들을 것 같지 않다"며 "이번 총선은 모든 걸 바꾸기 위한 선거인 만큼 처음 선출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송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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